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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페넘 II 시리즈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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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7년과 2008년 두 해는 AMD에게 있어 ‘고난의 행군’ 그 자체였습니다. AMD가 맞서 싸워야 했던 인텔의 신제품은 너무나 강했고 AMD가 내놓은 페넘 X4는 사람들의 기대를 전부 채우지 못해 겨우 붙잡은 시장까지 다시 빼앗겨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2년은 AMD는 ATI를 완전히 합병해 미래의 CPU 개발에 필요한 계기를 마련했고, 더 큰 발전을 위해 반도체 제조 시설을 떼내는 구조 조정을 거쳐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한 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AMD에게 2009년은 보이기 시작한 미래와 과거를 잇는 발판을 마련하고 지난 2년 동안의 후퇴를 ‘전진을 위한 작전상 후퇴’로 만들기 위한 반격의 해로 삼았습니다.

    2008년에는 AMD 그래픽 프로세서 시장에서 반격에 성공했다면 2009년은 코어2 듀오/쿼드와 코어 i7같은 강적에 맞서는 무기를 꺼내 들어야 할 때입니다. AMD는 새해 벽두부터 그 무기를 꺼내 들었고 이제 2월에 그 새로운 무기를 쓴 ‘반격의 오페라 1막’ 을 써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AMD가 쓰고 있는 반전극의 비밀무기, 그것이 새롭게 옷을 갈아 입은 ‘페넘 II’ CPU입니다. AMD가 갈고 닦아 꺼낸 날카로운 반격의 무기, 페넘 II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여기에 모았습니다.

    ■ 페넘 X4,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

    2007년 11월에 첫 선을 보인 페넘 X4는 AMD 최초의 데스크탑 PC용 쿼드코어 라는 점, 그리고 세계 최초의 네이티브(Native) 데스크탑 PC용 쿼드코어라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더욱이 인텔도 쉽게 도전하지 못한 네이티브 쿼드코어 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AMD 마니아들이 인텔 마니아들의 페넘 X4에 대한 흠집 내기를 막는 중요한 논리였습니다.

    적어도 페넘 X4는 AMD 최초의 데스크탑 PC용 쿼드코어 CPU, 그리고 세계 최초의 네이티브 쿼드코어 데스크탑 PC용 CPU라는 약속은 지켰습니다. 하지만 그 성능만큼은 페넘 X4를 기대한 사람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페넘 X4가 코어2 쿼드에 비해 그리 뒤지지 않는 성능을 내주기를 기대했으며, 일부 사용자는 페넘 X4의 코어 성능이 코어2 쿼드를 뛰어 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까지 했습니다만 그 생각은 크게 빗나갔습니다.


    페넘 X4는 빠르지 않은 속도와 발열이 발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페넘 X4의 최초 모델인 9500은 2.2GHz의 낮은 속도로서 선보였는데, 이는 2.4GHz가 기본인 코어2 쿼드에 비해 한 단계는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같은 속도일 때는 오히려 코어2 쿼드가 성능이 좋았습니다. 오버클러킹 역시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가까웠기에 AMD 마니아들마저도 페넘 X4에 건 기대만큼 많은 실망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초창기 B2 스테핑 모델에서 생긴 TLB(Translation Lookaside Buffer)의 버그 문제 는 CPU의 신뢰성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매우 많은 메모리를 다는 서버급 PC에서 실제 메모리 주소와 운영체제의 가상 메모리 주소 사이의 변환을 빠르게 해주는 캐시 메모리 역할을 하는 TLB는 데스크탑 PC에서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만, 이 TLB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BIOS 패치 과정에서 성능 저하 문제가 생겨 사용자들의 불만을 더욱 키웠습니다. 세 달 뒤에 아예 TLB를 없애버린 B3 스테핑 CPU를 내놓았지만, 한 번 상처를 입은 페넘의 명예는 쉽게 낫지 않았습니다. 코어2 쿼드에 비해 지나치게 출시가 늦은 점, 성능 면에서 예상을 뒤엎고 코어2 쿼드에 비해 더욱 낮았던 점, 예상하지 못한 TLB 버그 문제는 AMD가 2008년에 ‘고난의 행군’을 하게 만든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페넘 시리즈가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코어2 쿼드 시리즈에 비해 확실히 저렴한 가격 은 쿼드코어를 쓰고 싶었으나 비용 부담이 커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 되었으며, 이후 선보인 트리플 코어 모델인 페넘 X3 는 인텔의 준 중급 듀얼코어 CPU 가격에 살 수 있어 새로운 틈새 시장을 여는 데 성공했습니다. 여기에 통합 그래픽 코어 성능이 뛰어난 AMD 780G 등 멀티미디어 칩셋의 도움 을 받은 결과 페넘 CPU는 2008년을 ‘실패’가 아닌 ‘절반의 성공’으로서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차세대 페넘 앞에 내려진 과제

    TLB 버그처럼 예상하기 어려운 악재도 있었지만, 페넘 시리즈가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는 AMD 역시 너무나 크게 느끼고 있던 간단한 문제 때문입니다. 바로 ‘코어2 쿼드보다 떨어지는 성능’ 이 그것입니다.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비와 검증된 멀티미디어 통합 칩셋 덕분에 실패의 구덩이를 뛰어 넘어 어느 정도는 누울 자리는 폈지만, 페넘 X4의 성능이 코어2 쿼드에 비해 그렇게 좋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인텔의 최신형 쿼드코어 CPU인 코어 i7은 시장이 다른 만큼 이 CPU와 지금 당장 경쟁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코어2 듀오 E8000 및 코어2 쿼드 Q9000 시리즈처럼 인텔의 주력 CPU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차세대 트리플/쿼드코어 CPU가 필요하다는 점은 AMD 역시 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페넘 X4 9850과 9950을 내놓으면서 생긴 지나치게 높은 전력 소비량 문제 역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였습니다. 원래 초창기 페넘 X4용 메인보드는 95W급의 전력 소비량을 생각하여 설계했지만, 이후에 나온 고속 모델들이 125W, 140W 등 한계를 넘는 전기를 쓰게 되면서 종전 애슬론 X2 사용자들이 CPU만 업그레이드를 하는 ‘소켓 AM2의 장점’을 누리기 어렵게 했습니다. 또한 새로 PC를 장만하는 사람 역시 95W부터 140W까지 세 가지 규격 메인보드가 시장에서 마구잡이로 팔리는 현실에 혼란을 느꼈습니다. 높은 전력 소비량이 원인인 소음 문제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은 분명합니다.


    반도체 생산 능력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AMD는 늘 원가 문제와 납품 시기 문제에 고민해 왔습니다

    차세대 CPU에 내려진 또 하나의 허들은 생산 능력과 가격 입니다. 인텔처럼 많은 반도체 공장(Fab)을 갖지 못한 AMD 입장에서는 페넘 CPU를 만드는 두 개의 반도체 공장을 운영했지만 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습니다. 더군다나 최신 기술을 동원해 값싼 CPU를 쉽고 빠르게 만들어 언제든지 가격을 쉽게 낮출 수 있는 인텔에 비해서 한 세대 낡은 기술로 CPU를 만드는 AMD는 CPU 제조 원가가 비싸 가격 싸움을 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준 중급형 시장 공략을 위해 만들어낸 페넘 X3가 인텔 펜티엄 DC E5200같은 CPU에 비해 판매가 부진했던 이유 역시 이러한 생산 능력의 차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09년은 AMD가 인텔 앞에 완전히 굴복하여 K6 이전 시절처럼 그저 싼 값으로 일부 마니아들만 사는 CPU로 전락하는가, 애슬론 X2 시절의 화려한 명성을 회복하는가의 갈림길입니다. 새로 나올 ‘Post 페넘’이 이런 세 가지 문제를 어떻게든 풀지 못하면 AMD에게 밝은 미래는 없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 돈 앞에 장사 없다?! - 팹을 버린 ‘진짜 사나이’

    페넘 시리즈의 K10 아키텍처의 뒤를 잇는 차세대 CPU 기술 개발 계획(코드명 불도저)이 여러모로 늦어지고 있는 만큼 페넘 II를 당장 K10 아키텍처를 버리고 새로운 기술로 CPU를 만드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가 따르는 일입니다. 다행히도(?) 인텔의 차세대 CPU 아키텍처, 네할렘 아키텍처가 코어 i7으로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 CPU는 세계를 바로 휩쓸 상황이 되지 못합니다. 지금 나온 코어 i7은 가정용이 아닌 전문가용 제품인데다, 미국과 세계를 휩쓴 경제 악화와 코어 아키텍처 제품의 재고 문제까지 겹치면서 일반 사용자용 신형 쿼드코어와 듀얼코어는 2010년은 되어야 그 모습을 드러낼 계획입니다. 2009년에는 인텔 역시 종전 코어2 쿼드를 밀어 붙일 수 밖에 없는 만큼 올해 코어2 쿼드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K10 아키텍처 또는 그 개량형 CPU 를 내놓는다면 어떻게든 2010년 이후를 노릴 수 있다고 AMD는 판단했습니다.

    아키텍처를 근본적으로 손대지 않고 성능 문제, 전력 소비량 문제, 생산 능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단순한 방법은 CPU를 만드는 공정 기술을 한 차원 높이는 것 입니다. 공정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면 웨이퍼(CPU 코어가 되는 반도체 판) 한 장에서 생기는 CPU 코어의 개수가 늘고, 전력 소비량 역시 더욱 줄어듭니다. 전력 소비량이 줄어든 만큼 열 때문에 높이지 못했던 속도를 더욱 끌어 올리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인텔이 울프데일/요크필드 코어 CPU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45nm 기술에 비해 AMD는 한 세대 뒤진 65nm 생산 기술 을 써 페넘 CPU를 만들어 왔습니다. 많은 돈을 들여 반도체 제조 기술 개발을 하기가 어려웠던 AMD는 이전에도 공정 기술 적용이 인텔보다 반 박자 늦기는 했지만, 45nm로의 전환은 더욱 늦었습니다. 45nm 공정 기술이 성공하려면 반도체 소재 기술의 큰 변화가 필요한데 이 투자 비용은 과거의 공정 기술 개발 비용보다 훨씬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AMD의 협력사이자 반도체 제조 기술의 초 일류 기업인 IBM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자본이 많이 드는 차세대 공정 기술은 쉽게 손에 넣기 어렵습니다. ATI의 합병과 2008년의 매출 감소로 지갑을 꽁꽁 동여맨 AMD는 과거에 비해 너무나 많은 돈이 드는 45nm 공정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그것이 페넘 시리즈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AMD가 미국 뉴욕주에 세우려 했던 코드명 Fab 4x. 이제는 파운드리 컴퍼니가 세울 예정입니다

    그래서 AMD는 살아남기 위해, 인텔과 제대로 경쟁하기 위한 힘을 얻기 위해 창업자인 제리 샌더스 3세가 남긴 명언이자 AMD가 수십 년을 지켜온 ‘진짜 사나이는 팹(Fab, 반도체 공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Real man have Fabs)’ 는 말을 뒤집고 반도체 생산 시설을 AMD에서 떼내기에 이르렀습니다. 반도체 회로 개발과 설계만 할 뿐 생산은 다른 곳에 맡기는 ‘팹리스(Fabless)’ 기업으로 변신한 것입니다.

    제리 샌더스 3세가 AMD CEO를 맡고 있었을 때만 해도 반도체 공장을 갖지 못하여 설계 기술만 지닌 팹리스 기업보다 자체 공장을 지닌 회사가 더 싸게, 더욱 빨리 반도체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공정 기술 개발에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돈이 들어가면서 인텔이나 IBM처럼 많은 기술 개발 비용을 댈 수 있는 기업이 아니면 오히려 투자 비용보다 얻을 이익이 더 적은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진정한 반도체 회사로서 살아 남으려면 팹을 버리고, 생산은 공정 기술에만 투자를 하는 전문 파운드리(Foundry)에 맡겨야 하는 때 가 온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AMD만 안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제는 반도체 공장을 갖고 있던 회사들이 그 공장을 팔고 팹리스 기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컨트롤러 칩의 대명사인 LSI로직이 그랬으며, 소니 역시 도시바에 반도체 공장을 팔고 팹리스로의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ATI를 합병하면서 생긴 비용 부담과 함께 반도체 생산 시설과 기술 개발에 한계를 느낀 AMD 역시 팹리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반도체 생산 분야를 ‘파운드리 컴퍼니’ 라는 이름으로 분사했습니다. AMD의 반도체 생산 시설을 뿌리로 삼는 파운드리 컴퍼니는 중동 투자 자본을 받아들여 기술 개발 비용 문제를 해결했으며, AMD 및 ATI 반도체 생산과 함께 외부 반도체 기업의 칩도 만들 예정입니다. 파운드리 컴퍼니의 분사는 AMD가 한정된 개발 예산을 CPU와 그래픽 프로세서 등 반도체 설계에만 쏟아 부을 수 있도록 해 고성능 반도체 개발을 더욱 빠르게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진짜 사나이는 모든 것을 떠안고 가지 않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립니다. AMD는 자랑으로 삼던 창업자의 말까지 버려가며 ‘과거의 진짜 사나이’에서 ‘21세기형 진짜 사나이’ 로서 거듭나려고 합니다.

    AMD의 차세대 CPU, 페넘 II 시리즈는 이러한 AMD의 변화의 바람 한 가운데에 AMD CPU 사업의 미래를 등에 짊어졌습니다. AMD의 짧지 않은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큰 변화의 물결 속에서 생존과 발전의 키를 쥔 페넘 II CPU. 그것이 지금 살펴보는 페넘 II X3와 X4입니다.

    ■ 아키텍처도 고쳐 쓴다?! - 부족함을 채워 넣은 K10.5 아키텍처

    페넘 II 시리즈의 아키텍처는 페넘 시리즈에 처음 선보인 K10의 마이너 업그레이드 모델인 K10.5 입니다. 원래 K10 아키텍처는 과거에 K8L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K8(AMD64 초기형) 아키텍처의 발전형 규격으로서 출발했기에 획기적인 변화를 준 인텔 코어 아키텍처에 비해 부족하다는 편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K8 아키텍처의 근본이 좋았기에 큰 변화 대신 작은 변화를 준 것입니다. 또한 K10 아키텍처는 큰 뿌리의 변화는 없었지만 듀얼 메모리 컨트롤러와 크게 뜯어 고친 실수 연산 성능, 더욱 빨라진 내부 시스템 버스(하이퍼트랜스포트 3.0), 인텔이 코어 i7에도 따라 한 코어별 2차 캐시 메모리와 통합형 3차 캐시 메모리 등 다양한 변화를 줬기에 애슬론 X2에 비해 IPC(클럭 속도 당 명령 처리 능력)가 뛰어납니다.


    페넘 II X4의 반도체 다이 사진. 3차 캐시 메모리 용량이 꽤 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하나의 CPU 아키텍처는 코어가 바뀌는 정도로 기술에 변화를 주지는 않습니다만, 페넘 II 시리즈는 종전 페넘 시리즈의 K10 아키텍처에 손을 댔습니다. 물론 변화는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K10 아키텍처가 코어 아키텍처에 밀리는 부분이었던 정수 연산 유닛 성능 을 높이는 정도의 변화를 주고 전력 관리 기능을 강화한 정도입니다. 인텔 역시 45nm 공정 CPU인 코드명 울프데일, 요크필드, 펜린을 만들면서 코어 아키텍처에 작은 변화를 주면서 SSE4.1과 함께 약간의 성능 향상을 위한 변화를 줬듯이 페넘 II 시리즈의 K10.5 역시 인텔의 새 CPU와 경쟁하고자 비슷한 변화의 길을 걸었습니다.

    나머지 기술 역시 페넘 X4 시절과 그렇게 다를 것은 없습니다. 128비트 SIMD 처리 기술인 디지털 미디어 익스프레스(Digital Media Xpress), CPU의 I/O와 코어부의 전원 회로를 분리한 ‘스플릿 플레인(Split Plane)’ 설계와 이중 동적 전원 관리(Dual Dynamic Power Management)’ 기술은 이미 페넘 X4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쳤습니다. 적어도 페넘 II CPU를 이루는 핵심 기술은 장단점은 있으나 코어2 듀오/쿼드의 코어 아키텍처에 비해 낡은 기술은 아니기에 페넘 II에서 굳이 새로운 기술을 더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상의 변화는 아키텍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코드명 ‘불도저’ 코어 이후를 기대해야 할 것입니다.

    ■ 공정 기술만 바꿨는데 문제가 싹~

    페넘 II 시리즈의 아키텍처는 종전 페넘과 그리 큰 차이를 갖지 않지만 공정 기술을 45nm으로 바꾸면서 종전 페넘 시리즈의 약점을 적지 않게 극복했습니다. 먼저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작동 속도를 종전 최고 2.6GHz에서 기본 2.8GHz 이상 으로서 훨씬 높였습니다. 처음 선보인 페넘 II 920이 2.8GHz, 940 블랙 에디션이 3GHz인 만큼 작동 속도까지 낮았던 페넘 X4에 비해 충분한 성능 향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AMD는 올해 이 보다 빠른 몇 가지 CPU를 더 내놓을 계획까지 세워 CPU 속도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공정 기술의 변화는 마니아들이 페넘 시리즈에 갖던 불만인 오버클러킹 능력 마저도 한 차원 높여줍니다. 페넘 X3/X4 가운데 배수 조절이 되지 않던 일반 모델은 속도를 5%도 오버클러킹하기 어려웠으며, 배수를 조절하는 블랙 에디션이라고 할지라도 10~15% 정도가 오버클러킹의 한계 선이었습니다. 그와 달리 페넘 II는 오버클러킹 한계 범위가 더욱 넓어졌는데, 3GHz 속도를 내는 페넘 II 940을 액체 질소 냉각 방식을 썼을 때 6GHz 벽을 넘었다는 기록도 있으며 일반적인 공랭 방식으로서 4GHz 가까운 속도를 어렵지 않게 낸다는 국내외 보고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공정 및 생산 기술의 향상은 더 강하고 더 값싼 페넘 II CPU를 만들어 줍니다 

    또한 공정 기술이 좋아지면 회로의 크기가 작아져 한 장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페넘 II 칩을 찍어낼 수 있습니다. 페넘 II는 파운드리 컴퍼니가 지닌 독일 드레스덴의 Fab36과 Fab38 에서 만들기 시작하며, 나중에는 파운드리 컴퍼니가 미국 뉴욕주에 세울 Fab4x와 대만 TSMC 공장에서도 만들 계획입니다. 이론적으로 65nm 공정으로 만들던 반도체를 45nm으로 바꿔 만들면 생산 능력이 두 배 좋아집니다만, 실제로는 그 보다는 향상 폭은 적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같은 웨이퍼를 써 더 많은 페넘 II CPU를 찍어낼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유통 비용 등은 줄일 수 없다고 해도 생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만큼 CPU 가격 경쟁을 벌이기에 유리해집니다.

    마지막으로 더욱 뛰어난 공정 기술은 전력 소비량과 발열도 줄여줍니다. 페넘 시리즈의 최대 전력 소비량은 인텔 코어2 쿼드에 비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같은 속도를 내면서 불필요한 전력 소비량이 많아 발열 문제가 적지 않았습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제대로 쓰지 못하고 열로 사라지는 ‘누설 전류(Leak Current)’를 잡는 문제를 놓고 다양한 방법을 꺼내고 있는데, 누설 전류 문제는 단순히 공정 기술만 바뀐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45nm 기술을 적용한 인텔은 많은 돈을 들여 누설 전류가 적은 반도체 소재 개발에 열을 올렸고, 그 결과 High-K 소재를 써 현재의 코어2 듀오/쿼드의 실제 전력 소비량을 적지 않게 줄이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인텔과 AMD는 이제 45nm 공정이라는 같은 육상 트랙에 올라섰지만, 그 방향은 꽤 차이가 있습니다. 인텔이 내세우는 45nm 공정 기술은 고유전율(High-K) 메탈게이트 소재 기술이 핵심입니다. 전기를 잘 흐르지 않게 하는 고유전율 소재는 회로가 원하지 않는 전기 이동을 최소화해 필요할 때 쓰이지 못하고 열로 사라지는 누설 전류를 막아줍니다.

    AMD는 이와 달리 소재 대신 반도체를 만드는 방법을 인텔조차 아직 쓰지 않고 있는 최신 기술로 바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바로 이머전 리소그래피(Immersion Lithography, 침수 노광 또는 액침 노광) 기술이 페넘 II 시리즈의 비밀 무기입니다.

    CPU같은 초고밀도 집적회로(VLSI/ULSI)는 트랜지스터를 기판에 올려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회로의 설계도 같은 커다란 포토마스크(Photomask)를 반도체 기판 소재(웨이퍼) 위에 레이저를 써 회로를 새겨 넣는 방식으로서 만듭니다. 이 회로를 새기는 과정을 리소그래피(노광)이라고 합니다.

    종전의 건식 리소그래피(Dry Lithography) 방식은 노광 렌즈와 웨이퍼 사이에 그냥 공기를 채워 넣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회로 선 폭을 줄이기에 한계가 있어 45nm 또는 그 이하의 공정 기술을 만들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인텔의 신형 CPU는 건식 리소그래피 방식을 그대로 쓰는 대신 소재를 바꿔 공정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하지만 32nm같은 차세대 공정 기술은 지금의 방법으로는 만들기 어렵기에 따로 이머전 리소그래피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머전 리소그래피는 렌즈와 웨이퍼 사이에 액체(보통 순수)를 넣습니다. 액체의 굴절(렌즈) 효과에 따라서 실제 웨이퍼 크기가 커져 보이는 효과 가 생기는데, 그래서 이머전 리소그래피 기술을 쓰면 더욱 복잡한 회로를 같거나 작은 웨이퍼에 새겨 넣을 수 있습니다. 복잡한 회로를 더욱 작은 크기에 넣을 수 있기에 웨이퍼 한 장에 만들어내는 CPU가 그만큼 늘어나며, CPU 안에도 더욱 많은 기능을 집어 넣을 수 있습니다. 뒤에서 설명할 두 가지 메모리 컨트롤러와 더욱 커진 3차 캐시 메모리는 이러한 제조 기술 발전의 힘을 톡톡히 본 셈입니다. 이머전 리소그래피 기술을 써 CPU를 만드는 곳은 IBM을 비롯해 그리 많지 않은 만큼 AMD는 인텔의 ‘소재 우위’라는 장군에 맞서 ‘생산 기술 우위’ 라는 멍군을 놓은 셈입니다.

    ■ 한 지붕 메모리 두 가족? ? DDR2와 DDR3를 모두 쓰는 소켓 AM3

    페넘 II는 공정 기술을 바꾸는 것 말고도 CPU 소켓 규격에 약간의 변화를 줍니다. 그 이유는 메모리 규격이 바뀌기 때문인데, 메모리 컨트롤러가 CPU 안에 들어가는 AMD CPU는 메모리 규격이 바뀌면 소켓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애슬론 64는 처음에는 싱글 채널 DDR 메모리 기술을 쓰는 소켓 754 규격으로서 선보였다 듀얼 채널 DDR 기술을 쓰게 되면서 소켓 939 규격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메모리 컨트롤러를 DDR2로서 업그레이드하면서 940핀 규격인 소켓 AM2를 선보였습니다. 페넘 CPU에 선보인 소켓 AM2+ 규격은 조금 다른데, 메모리 컨트롤러를 두 개로 늘렸지만 940핀 규격은 소켓 AM2와 같으며 BIOS 및 전원 규격만 맞춰주면 호환이 이뤄집니다. 물론 소켓 AM2와 소켓 AM2+의 공존은 완전한 성능을 내기는 어려운 조합입니다만 기본적인 호환성을 유지한 이 선택은 과거를 뿌리치고 무조건 앞으로만 나아가려 했던 CPU와 메인보드의 관계에 새로운 길을 열어 ‘PC 수명 연장’과 ‘용도와 예산에 따른 다양한 조합’ 이라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인텔은 이미 35 시리즈 칩셋부터 DDR3 메모리를 준비해왔고, 전문가용 CPU인 코어 i7은 아예 DDR3 전용으로서 개발했습니다. 그에 비해 AMD의 DDR3 전환은 매우 신중하게 이뤄졌습니다. 소켓 AM2+의 등장 시기 역시 인텔이 이미 DDR3로의 전환을 시작한 시점에 이뤄진 것일 정도로 AMD는 DDR3 규격 CPU와 메인보드를 내놓는 데 적극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DDR3 메모리는 값이 너무나 비쌌습니다. 메모리 제조사들의 ‘치킨 게임’ 와중에 DDR2 메모리 값은 속된말로 ‘똥값’을 향해 추락을 거듭했지만 DDR3 메모리는 그렇게 큰 가격 변화는 없었습니다. 먼저 DDR3 시장에 뛰어든 인텔조차 코어 아키텍처 PC에 DDR3 메모리를 적극적으로 쓰려고 하지 않을 정도였으니 AMD의 고민(?)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DDR3 메모리가 당장 또는 1~2년 안에 DDR2를 밀어낸다는 밀어 낸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DDR3 기술의 적용을 미룰 수도 없기에 AMD는 소켓 AM2+의 경험을 살려 지금까지는 없던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CPU 안에 DDR2와 DDR3 메모리 컨트롤러를 모두 담은 새로운 소켓 , 소켓 AM3가 그것입니다.

    938핀을 갖는 소켓 AM3는 종전 소켓 AM2/AM2+의 940핀 규격에서 핀 두 개를 뺀 것에 불과합니다. 핀의 물리적인 배치가 바뀐 것은 아니기에 소켓 AM3 규격 CPU는 종전 소켓 AM2 또는 소켓 AM2+ 메인보드에 꽂아 써도 됩니다. 메인보드의 BIOS를 업데이트하고 새 CPU의 전원 규격과의 호환성은 따져야 하지만 소켓 AM2+ 규격을 쓰는 신형 메인보드는 소켓 AM3 규격 CPU를 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메모리 역시 소켓 AM2+와 같은 PC2-8500 규격 DDR2 메모리를 그대로 씁니다. 애슬론 X2같은 종전 CPU 사용자도 이 두 가지만 확인한다면 새로운 페넘 II 시리즈 CPU를 다른 부품 교체 없이 바꿀 수 있습니다.


    소켓 AM3 CPU는 소켓 AM2+ 또는 소켓 AM3 CPU에 모두 꽂을 수 있습니다

    인텔 3 또는 4 시리즈 칩셋 역시 메인보드 칩셋 자체에 DDR2와 DDR3 메모리 컨트롤러를 모두 담았으니 이런 ‘한 지붕 두 가족’은 그렇게 드문 일도 아닙니다만, 그 주도권을 CPU가 쥐게 되면 사용자가 행복해지는 일이 더욱 많아집니다. 소켓 AM2+ 규격 CPU의 매력인 ‘구형 PC 사용자의 저렴한 업그레이드’ 권리를 보장하면서도 나중에 필요하다면 메인보드와 메모리만 바꿔 성능을 더욱 높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 PC를 맞출 사용자 입장에서는 지금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메인보드를 대부분 활용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메인보드 제조사는 언제 시장에 자리를 잡을지 알 수 없는 DDR3 메인보드를 성급하게 내놓을 필요 없이 시장 상황에 따라서 신제품 출시 시기를 저울질할 시간을 벌게 됩니다. 성급하게 최신 기술을 자랑하지 않고 과거와 미래를 모두 잡는 선택을 한 소켓 AM3는 DDR3 시대에 대한 AMD의 답장입니다.

    하지만 모든 페넘 II 시리즈가 소켓 AM3 CPU를 쓰는 것은 아닙니다. 1월에 처음 선보인 페넘 II X4 920과 940은 DDR2 메모리 컨트롤러만 갖는 소켓 AM2+ 규격입니다. 2월부터 선보이는 페넘 II X4 800과 페넘 II X3 700 시리즈가 먼저 소켓 AM3 규격을 쓰게 되며, 페넘 II X4 900 시리즈는 올 봄에 나올 업그레이드 모델부터 소켓 AM3 구조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소켓 AM2와 AM2+의 관계와 달리 AM3와 AM2+ 혹은 AM2와의 관계는 완전한 상호 호환은 아닙니다. 소켓 AM2와 AM2+는 같은 DDR2 메모리를 쓰기에 메인보드나 CPU의 호환에 문제가 없었지만, DDR3 메모리는 소켓 AM3 CPU만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켓 AM3 CPU는 소켓 AM2+ 메인보드에 꽂을 수 있지만, 반대로 소켓 AM2 또는 AM2 CPU는 소켓 AM3 메인보드에 아예 꽂지 못합니다. 소켓 AM3 CPU가 938핀 규격을 쓰는 이유 가운데는 종전 940핀 규격 소켓 AM2 CPU를 AM3 소켓 메인보드에 꽂지 못하도록 막는 안전장치 목적도 숨어 있습니다.

    ■ 페넘 II와 친구들

    2009년 1월에 페넘 II의 첫 장인 페넘 II X4 920과 940이 선보였으며, 이제는 그 기술을 중급 게임 및 일반 사용자까지 넓힌 페넘 II X4 800 및 페넘 II X3 700 시리즈가 나옵니다. 그렇지만 이 변화는 어디까지나 시작에 불과하며 페넘 II 시리즈의 변화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2009년에 걸친 페넘 II와 K10.5 아키텍처 CPU의 시장 공습은 꾸준히 이어집니다. 보급형 시장부터 최고급 PC까지 이미 나온, 그리고 앞으로 나올 페넘 II 기술 CPU의 모든 것을 정리했습니다.

    이번에 나오는 페넘 II 및 이 기술을 바탕으로 만드는 CPU는 별자리 이름을 코드명으로서 삼습니다. 그래서 이 CPU들을 모아서 ‘스타즈(Stars)’ 로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페넘 X4의 코드명이 로켓 이름인 ‘아제나(Agena)’였음을 생각하면 1세대 페넘이 AMD의 희망과 미래를 로켓에 담아 쏘아 올리고, 그 희망이 페넘 II라는 모습의 별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꺼낼 수 있을 것입니다.^^


    페넘 II X4는 코어2 쿼드, 그리고 코어 i7과 부분적으로 경쟁합니다

    먼저 이미 선보인 페넘 II X4 900 시리즈, 일명 ‘데네브(Deneb)’ 코어 CPU는 페넘 II 시리즈의 기함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다른 페넘 II 시리즈 CPU보다 빠른 작동 속도는 물론이고 6MB 수준의 대용량 3차 캐시 메모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종전 페넘 X4(코드명 아제나)의 세 배 수준이며, 45nm 이머전 리소그래피 공정 기술의 덕을 톡톡히 본 셈입니다. 지금 시중에 팔리고 있는 페넘 II X4 920과 940은 DDR3 메모리를 쓰지 못하는 소켓 AM2+ 전용 규격입니다만, 페넘 X4 910, 925, 945같은 소켓 AM3 규격 모델 역시 올해 상반기까지 선보이게 됩니다. 코어2 쿼드 Q9000 시리즈, 그리고 코어 i7과 가정 및 범용으로서 경쟁하는 CPU가 이 모델입니다.

    이 보다 3차 캐시 메모리를 4MB로서 줄인 페넘 II X4 800 시리즈도 이번에 선보입니다. 데네브 코어를 쓰는 것은 같으나 약간 속도를 낮춰 비용 부담을 줄였습니다. 2.6GHz 속도를 내는 페넘 II X4 810과 2.5GHz 수준의 805 모델이 준비가 끝난 상태입니다. 이 CPU가 현재의 인텔의 주력 쿼드코어인 코어2 쿼드 Q6000 및 Q8000 시리즈와 맞서 싸웁니다. 이 모델부터는 전력 소비량이 95W 수준 으로 내려가기에 종전의 보급형 소켓 AM2+ 메인보드에서도 BIOS만 업그레이드하면 새로운 CPU를 맛볼 수 있습니다.


    페넘 II X3는 인텔 듀얼코어 및 보급형 쿼드코어에 맞서는 주력 무기입니다

    코드명 ‘헤카(Heka)’ 는 코어를 세 개로 줄인 트리플코어 모델, 페넘 II X3 700 시리즈의 이름입니다. 페넘 X3가 페넘 X4의 기본 기술과 3차 캐시 메모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코어 하나만 줄였듯이 페넘 II X3 700 시리즈는 페넘 II X4 900 시리즈와 기본적인 부분은 같습니다. 6MB 수준의 넉넉한 캐시 메모리를 갖는 만큼 게임처럼 캐시 메모리 용량이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작업에 잘 맞습니다. 가격도 페넘 II X4 800 시리즈보다는 조금 더 저렴한 만큼 가격에 민감한 코어2 듀오 E8000 또는 E7000 시리즈 사용자를 넘봅니다.

    이들 제품이 이미 나와 있거나 새로 나온 CPU입니다만, 아직 스타즈의 화려한 유산은 그 끝에 이르지 않았습니다. 페넘 II X3라고 할지라도 인텔의 고성능 듀얼 코어 CPU 시장과 경쟁하는 만큼 값싼 CPU를 찾는 사용자에게는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AMD는 이런 보급형 CPU 시장에 강했으며 이 시장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AMD의 곰(쿠마)은 페넘 X4의 기술을 이어 받아 더욱 진화합니다

    올 봄까지 AMD는 종전 K8 아키텍처 애슬론 X2 CPU 시장을 K10 아키텍처 모델인 애슬론 X2 7000 시리즈로서 바꿀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최 상위 모델인 애슬론 X2 7750이 이미 선보이고 있는데, 코드명 ‘쿠마(Kuma, 일본어로 ‘곰’)’ 로 불리는 이 CPU는 페넘 X4의 코어를 두 개로 줄인 모델입니다. 작동 속도를 종전의 페넘 X3/X4보다 더욱 빠르게 끌어 올리고 2MB 3차 캐시 메모리를 그대로 유지하여 종전 애슬론 X2보다 성능을 높여 놓았습니다. 이 CPU는 애슬론 X2 6000+와 6400+같은 AMD 고속 듀얼코어를 대신하며 펜티엄 DC E5200같은 인텔의 주력 보급형 듀얼코어의 침략(?)을 막습니다. 페넘 II X3와 애슬론 X2 7000 시리즈 사이의 빈 시장에는 종전의 아제나/톨리만 코어 페넘 X4/X3의 값을 낮춰 채워 넣습니다. 인텔 역시 새 공정 기술의 CPU를 내놓는다고 모든 제품을 다 새 모델로 교체하지는 않으며, 보급형 및 틈새 시장을 한 세대 낮은 기술을 쓰는 CPU를 씁니다. AMD 역시 검증된 K10 아키텍처를 죽이는 대신 눈높이를 조금씩 낮춰 K8 아키텍처 CPU의 퇴출을 시작합니다.

    본격적인 K8/K10 아키텍처 보급형 및 준 중급형 CPU의 퇴출 작업은 올 여름 이후에 이뤄집니다. 인텔이 코어2 브랜드를 만들고도 보급형 CPU의 브랜드로서 펜티엄의 이름을 살렸듯이 AMD 역시 ‘고급형 CPU=페넘’ 이미지를 이어가면서도 종전 애슬론 브랜드를 버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CPU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애슬론 브랜드 CPU가 K10.5 아키텍처를 받아들이면서 트리플/쿼드 코어 CPU로 바뀝니다.

    먼저 코드명 ‘프로푸스(Propus)’ 로 불리는 애슬론 X4 600 시리즈는 준 보급형 CPU 가운데 처음 쿼드 코어 기술을 쓰게 됩니다. 페넘 시리즈와 아키텍처와 기본 기술은 완전히 같으며 소켓 AM3 규격 역시 그대로 이어 받습니다. 대신 3차 캐시 메모리를 빼 가격 부담을 낮췄습니다. 코어 하나에 512KB 2차 캐시 메모리를 붙인 것은 다른 페넘 II 모델과 같습니다. 전력 소비량은 95W급으로서 웬만한 소켓 AM2+ 규격 CPU에서 문제 없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보다 더 싼 CPU를 찾는다면 애슬론 X3 400 시리즈가 대안이 됩니다. ‘라나(Rana)’ 라는 코드명을 지닌 이 CPU는 프로푸스 코어 애슬론 X4 600에서 코어 하나만을 뺍니다. 이 CPU가 10만원 대 전후의 인텔 보급형 CPU와 경쟁하는 새로운 무기가 될 것으로 AMD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AMD는 저렴한 사무용, 인터넷 PC 또는 HTPC를 찾는 사용자에게 ‘레고르(Regor)’ 코어 애슬론 X2 200 시리즈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 CPU는 다른 CPU와 달리 가을에 선보이며, 전력 소비량을 65W 수준까지 끌어 내려 조용하고 전기를 적게 쓰는 CPU가 됩니다. 다른 애슬론 시리즈와 다른 점은 2차 캐시 메모리가 코어 하나에 512KB가 아닌 1MB가 될 계획이라는 점입니다.

    이렇게 AMD는 올 가을까지 싱글 코어를 뺀 모든 주력 CPU를 K10.5 아키텍처 모델로 바꾸게 됩니다. 애슬론 또는 셈프론 같은 초 저가형 CPU는 K10.5 애슬론 시리즈가 나오면 애슬론 X2 7000 시리즈 같은 구 세대 듀얼코어와 자리바꿈하며 역사의 창고 속으로 사라집니다. 인터넷과 간단한 동영상 재생 같은 인텔의 ‘넷탑’같은 역할은 애슬론 CPU의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초 저전력 CPU, ‘애슬론 네오’ 에게 자리를 물려줍니다. 코드명 ‘휴런(Huron)’으로 불리는 애슬론 네오는 AMD가 이미 1월에 발표한 바 있으며, 일부 제조사가 넷탑 형식의 노트북 PC로서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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