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clebus.com

SBS 화면 캡쳐_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김연아

지난 6일(한국시각 7월 7일 0시 20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렸다. ‘더반의 여왕’으로 불리는 김연아가 프리젠테이션에서 보여준 밝고 건강한 이미지와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는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66.3%라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프레젠테이션 후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두 손을 모아 김연아와 악수하는 영상은 김연아의 위상을 단번에 알게 한다.

총회 당일, 실력, 지성, 미모, 센스, 교양, 말씨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 없는 그녀를 더욱 돋보이도록 지원한 것은 블랙 민소매 원피스와 블랙 케이프였고, 개최지 발표 중계를 실시간으로 보던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김연아의 패션 코디였다.

김연아 패션은 이미 총회 프레젠테이션 전부터 주목받아 왔다. 지난달 27일 김포공항을 출국할 때 화제가 된 화이트 티셔츠(플라스틱 아일랜드)와 스커트는 편안함이 돋보이며 단아한 여성스러움이 극대화된 스타일로 직장여성들이 따라 하고 싶은 오피스룩으로 화제가 되었다.

이후 김연아는 평창 유치 홍보대사로 활약하는 동안 늘 세련되고 지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 2일 더반에서 블랙 스키니진과 화이트 기본 셔츠(꼼빠니아)를 입어 활동적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3일 국제컨벤션센터에 모습을 드러낸 김연아는 화이트 리본 블라우스(꼼빠니아)에 블랙 스커트(타임)를 매치하여 사랑스러움과 단정함을 동시에 전달했다. IOC 총회에 앞서 4일에 모습을 드러낸 김연아는 흰색 블라우스와 검은색 스커트(타임)로 ‘블랙&화이트’ 패션의 세련되고 지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뽐낼 수 있는 블랙은 어떤 컬러와도 잘 어울리지만 깔끔하고 단아함을 표현하기에는 화이트가 적격임은 분명하고, 김연아는 더반에서 패션의 정석을 선보였다.

6일 IOC 총회에서 김연아는 블랙&화이트 스타일에서 벗어나 올 블랙으로 나타났다. 블랙 원피스와 케이프는 제일모직 브랜드 ‘구호(KUHO)’에서 김연아만을 위해 특별 제작한 옷이며, 그녀의 슬림한 몸매와 작은 얼굴을 돋보이게 하였다. 어깨선이 드러난 블랙 케이프는 20대 초반의 귀엽고 발랄함을 살리고, 엄숙한 공식석상에 걸맞은 우아함도 놓치지 않았다. 권위적이고 무거울 수 있는 블랙이지만, 그녀의 원피스는 광택 있는 소재로 고급스러움에 경쾌함을 더했고, 검은색 케이프 재킷의 안감은 베이지색을 넣어 블랙 정장의 단조로움을 피했다.

프랑스의 롤랑 바르트는 ‘패션에서 블랙 컬러는 완전한 색상이다.’라고 말했지만, 올 블랙 코디는 자칫 장례식 복장으로 보일 수 있어 블랙&화이트처럼 패션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그러나 위엄, 권위, 단아함, 우아함이라는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블랙만 한 색은 없으며, 김연아는 이를 증명하는 듯하다.

삼수생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김연아의 공이 크다고 모두 말하고 있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고 하지만, 김연아 역시 그 어떤 색도 포용하며 위엄과 우아함을 보여준 블랙의 후광에 도움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블랙은 언제나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