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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관광’, 생태관광의 새싹을 기대하다

- 평창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

   요즘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수려한 경관을 지닌 각 지방의 명소를 널리 알려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의 신비를 일깨우고 있죠? 눈에는 자연의 빼어난 풍광을 담고, 입으로는 여러 특산품을 맛보고, 몸으로는 그 지역의 즐길 거리들을 누리고…….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즐거운 경험일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광이 자연에게도 정말 ‘즐거운 일’이 될 수 있을까요?

   자연에 내민 사람의 손길이 너무 잦고 또 자연을 잘 몰라서 거칠다 보니, 때로 그 손길은 오히려 자연을 파괴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 때 관광은 관광객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에너지를 얻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는 ‘착한 관광’이 아니라, 생태계의 다른 동·식물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연을 인간의 놀이터로만 아는 ‘못된 관광’이 되고 말죠.

   이러한 일부 관광의 폐단을 막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생태관광’입니다. 단지 인간만을 위한 관광이 아니라, 자연 환경과 인간 모두의 조화를 꾀하는 것이죠. 무턱대고 자연을 소비하려 드는 관광보다는 환경파괴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관광객들이 관광을 통해 환경 보호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관광, 즉 ‘친환경적인 관광’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차츰 이 ‘생태관광’의 개념에 눈을 뜨면서 이에 발맞추어 ‘생태관광’ 코스들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 중 [평창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백룡동굴에서 볼 수 있는 퇴적면의 계단지형과 계란 프라이 모양의 석순 >

 - 사진 출처 : 문화재청 (www.cha.go.kr)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에 있는 백룡동굴은 1979년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동굴보호를 위해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평창군은 자연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백룡동굴이 일반인들에게 동굴이 가진 여러 지질학적 특징을 잘 알릴 수 있는 장소라 판단하고, 지난 2008년부터 이 동굴을 생태학습형 체험동굴로 개발하기 위한 공사에 돌입했습니다. 올해 5월까지 이 공사가 끝나면, 6월부터 본격적으로 백룡동굴이 생태체험학습장으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그 동안 일부 관광 형태가 범했던 오류 중 하나는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으로 이윤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자연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었습니다.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은 사전예약제를 도입하여 관람객의 수를 한 번에 15명 안팎, 하루에 150명 정도로 제한한다고 하니, 백룡동굴의 신비로움을 최대한 지키려는 평창군의 의지가 엿보이죠? 그리고 평창군은 따로 비용을 들여 동굴 안팎의 대기·수질환경과 관람객들에게 개방하는 구간의 오염현황 등에 대해 환경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이에 따라 동굴의 원형보전 대책도 고민해 볼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관광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관광객이 자연이 가진 멋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거나 의도와 다르게 자연을 파괴하게 된다면 더없이 안타까운 일일 텐데요,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에서는 전문 안내자를 채용해 관람객들에게 동굴의 형태와 동굴 안의 생물·생성물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제공할 수 있게 했습니다. 관람객이 백룡동굴을 나설 때쯤이면, 백룡동굴에 대한 이해도가 쑥쑥 높아져 있을 듯합니다.

< 백룡동굴에서 만날 수 있는 각종 석주, 석순, 종유석, 산호의 모습 >

 - 사진 출처 : 문화재청 (www.cha.go.kr)

   하늘이 준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간의 손길이 닿는 일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 때 그 자연을 향유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훼손되어도 그만’이라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즐기고만 보는 태도가 아니라, 자연을 최대한 자연답게 지키기 위해서 섬세하게 자연을 배려할 줄 아는 ‘착한 관광’ - ‘생태관광’의 마음가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가짐은 평창군이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듯, 자연을 보호하고자 하는 기술적·재정적 노력을 통해 실현될 수 있을 겁니다. 오는 6월에 문을 열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이 ‘생태관광’의 새싹이 움트는 곳으로 명성을 떨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