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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 대한 새로운 고찰들.

 “ 이태원? 거긴 뭐 하러 가게? 클럽 가려고? 이시간에?“

이태원에 같이 가자고 내가 한 말에 15년 지기 동네친구녀석은 영악스럽게도 이렇게 되묻는다. 사람들은 대부분 클럽 가기, 옷 사러 가기, 외국 음식 먹기를 이태원에서 할 일이라고 꼽는다. 나도 이태원에는 대부분 그 목적으로 갔고 그것밖에는 달리 생각이 나지 않는 편이였다. 얼마 전  겨울에 맞지 않는 이상기온으로 화창해진 서울 이태원으로 친구녀석과 맛집 탐방을 갔다. 프랑스식 가정식으로 점심을 대충 때운 우리는 소화도 시킬 겸 이슬람사원산책을 나섰다. 이태원역 사거리에서 이슬람 사원 쪽으로 들어서자 예전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낡은 건물, 상가들이 화창한 햇빛 때문인지 특별해 보였다. 그래서 우리는 그곳으로 들어섰다.

“야 저기가 저렇게 멋있었냐?” 하는 친구 물음에도 아무 대답 없이 골목 안으로 계속 들어갔다. 골목을 들어가면서 오래된 골동품 같은 가구들 전자제품, 잡동사니들이 나를 자꾸 매료시켰다. 딱 내 생각은 이랬다. 빈티지하다. 난 빈티지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넥타이를 메도 아버지의 소위 촌스러운 무늬를 좋아해서 애용했고 시계도 디지털시계보다는 아날로그를 좋아하고 문자메시지나 전화 같은 기계적이고 현대적인 사랑고백보다는 직접 대면해서 말로 하는 것을 좋아하는 빈티지 예찬론자이다. 이런 된장느낌이 담뿍 나는 이태원에서 이런 사람냄새가 나는 곳이 있다니, 괄목상대는 이런 곳에서 쓰이는 말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언제부터인가 나의 어머니는 이태원을 다녀온다는 아들의 보고에 무슨 돈이 있다고 그곳을 가냐고 하시는데, 어머니들도 예전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 이라고 감히 아들의 타이틀을 걸고 말할 수 있다. 요즘처럼 한 달에 몇 개씩 쏟아져 나오는 휴대폰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급변하는 사회의 물결 속에서 예전엔 전화기 한 대가지고 몇 십 년을 쓰고 애지중지했던 당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그 물건들에 관한 추억들을 되새겨보는 타임캡슐들이 많이 매장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영화 ‘노팅힐’을 기억하시는지. 노팅힐에서 나온 포토벨로마켓을 이태원에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이태원을 더 매력적인 도시로 기억 될 수 있게 한다. 런던의 포토벨로마켓처럼 이태원의 빈티지매장도 이가 빠진 그릇들, 오래된 가구, 녹이 슨 자전거들이 있다. 하지만 영국의 빈티지마켓과 다른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마치 몇 십 년 전 아버지가 입으셨던 리바이스 청바지를

한 참 뒤에 발견한 나의 감정으로 밖에 표현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이태원의 빈티지 마켓에서는 헤리티지한 멋을 영국의 포토벨로보다 보다 더 발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의 향수의 향을 잘 아는 가족들처럼 난 이태원의 빈티지 마켓에 끌렸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해본다. 그리고 요즘 들어 ‘핫’ 하다는 스마트폰의 수 만가지 기능보다 대문 앞에 서있는 파랑자전거에 슬어있는 녹이 눈에 더 많이 들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빈티지 가구매장 찾는법

이태원 빈티지 가구거리는 이태원역 3번, 4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골목길이다. 사람들이 없어보이는 느낌이고 그냥 지나치기 쉬운 길이다. 즐거운 산책 즐기시길.

이태원에서 클레버스기자 한종찬.

이거 포트폴리오할때 낸건데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