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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ame in Motion, Eadweard Muybridge.

 올 해 가을도 어김없이 부산은 부산국제영화제(PIFF)준비로 분주하다. 15회째를 맞는 이번영화제는 10월 7일부터 15일까지 홍콩 장이모우 감독의 <산사나무 아래>를 시작으로 67개국 208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매년 이 축제를 위해 전 세계 영화인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부산을 찾는다. 이렇게 어떤 이들에게는 직업이 된, 또 다른 이들에게는 취미가 된 영화는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그 질문의 답을 찾다보면 그 시작점에서 우리는 Eadweard Muybridge(1830-1904), 그를 만나게 된다.

 런던 Tate Britain(Millbank위치)에서는 [Eadweard Muybridge at Tate Britain]이란 이름의 전시가 9월 8일부터 진행 중이며 내년 1월 16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대표 Stop-motion image로 알려진 'Images of galloping horses'를 비롯한 다수의 사진작품들과 Slide projector를 통해 그 작품들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Eadweard Muybridge는 영국 Kingston출신의 사진가로 사진기술의 혁명을 일으킨 인물이며 또 영화의 발전에 기초를 세운 인물로 유명하다. 1870-80년대, 그는 처음으로 카메라를 이용해 사물의 움직임을 짧은 순간순간으로 나누어 기록했다. 당시만 해도 ‘사물의 이동’ 그 과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부족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순간의 그 개별적 움직임들을 카메라로 정확히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는 그러한 시도를 통해 과학자들과 예술가들이 좀 더 정확한 동물들과 사람의 움직임의 과정을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랐다.

사진출처: Tate Britain homepage(http://www.tate.org.uk/)

 그는 또한 하나의 사물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앵글로 동시에 하나의 움직임을 잡아내는데도 성공한다. 그 시리즈는 ‘Studies of foreshortenings'로 이름 지어졌으며 그의 그 시도는 오로지 하나의 시선에서만 사물을 바라보던 당대의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했음을 의미했다. 1885년, 그는 여섯 대의 카메라를 한 사물주위에 설치하고 하나의 액션이나 제스처를 여러 각도에서 성공적으로 잡아냈다. 이는 ‘Bullet time effect'로 불리며 The Matrix(1999) 등의 영화제작에 영감을 주었다.

  물론 Eadweard Muybridge, 그의 성과들만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정지된 이미지에 시간이 더해지면 움직임이 된다는 것, 그 움직임의 매 순간순간을 촬영하고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그 사실을 인식한 그가 없었다면 어쩜 영화라는 매체는 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등장하지 않았을까한다.

  이틀만 기다리면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된다. 매번 기대 이상의 작품들로 찬사를 받는 영화제이기에 올 해는 또 어떤 작품들로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지 궁금해진다. 남은 시간동안 상영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도 좋지만, 잠시 Eadweard Muybridge에 대해 공부해 보는 것도 괜찮을듯하다. 물론 오늘날의 영화기술에 비해 그의 작품들은 전혀 놀랍지도, 대단해보이지도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의 그 작품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이틀 뒤 그 축제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어떤 영화작품보다 우리에게 더 매력적인 영상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