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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밴드 FRENZY가 자신들의 색깔이 담긴 첫 앨범 『Nein Songs』를 발매했다. FRENZY와 닮아있는 9가지 곡 하나 하나는 마치 큐브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었다.『Nein Songs』는 어둠속에서 불을 깜빡거리는 반딧불의 매력을 지녔다. 빠른 반주는 신나는 것 같으면서도 왠지 슬펐고, 타락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희미해지다가 다시끔 내 눈앞에 나타난다. 어디론가 도망쳐버릴 듯 하다가도 결국 내 주위를 빙빙 돌고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말은 없지만 행동은 충분한 음악.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음악을 FRENZY가 선보였다.

인디밴드 'FRENZY'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FRENZY는 기타를 맡고 있는 류호건, 유정목, 드럼의 유성목, 베이스에 윤정식, 네 명의 멤버로 결성됐어요. 초창기 멤버는 고등학교 동창 2명인데 이후에 2명이 합류해 지금의 FRENZY가 꾸려진거에요. 음악을 시작한 이유는 각자 다르지만 같은 뜻을 품고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어요.

FRENZY 멤버들은 첫인상이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 각자의 매력이 가득해요.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있는 FRENZY가 만든 첫 앨범 『Nein Songs』의 컨셉이 궁금해요.

Nein Songs』는 어떤 컨셉을 두고 만들었다기 보다, 만들어진 곡들을 묶어놓은 앨범이라 할 수 있어요. 이번 앨범의 9가지 곡은 '컨셉이 있는'음악은 아니지만 하나로 이을 수 있는 이미지가 있어요.

앨범 타이틀 『Nein Songs』는 무슨 뜻인가요?

보통 'Songs'라고 하면 보컬이 포함된 노래를 말해요.『Nein Songs』의 Nein은 독어로 'No'라는 뜻인데 발음은 'Nine'과 같아요.

'보컬이 없는 노래'라는 의미로 해석이 되는데, 보컬은 처음부터 없었나요?

연주만으로 충분했기 때문에 보컬의 필요성을 못 느꼈어요. 노래가사나 보컬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곡을 만든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딱히 보컬이 없었어요. 보컬 파트를 다른 악기로 채워갔는데 이 때 "굳이 사람의 목소리로 곡을 전달하지 않아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앨범을 제작할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있나요?

소리요. 소리에 가장 신경 썼어요. 하나의 소리가 더 좋은 소리와 어울릴 수 있도록 찾아내고 만들었어요.

이번 앨범의 'APOLLO 11'은 '빵 컴플레이션 3'에 수록됐을 때와 어떻게 달라졌나요?

'APOLLO 11'의 편곡은 같지만 사운드는 더 좋아졌어요. 'APOLLO 11'은 약 3년 전에 작업했던 곡인데 그때보다 지금의 감이 더 좋아지고 처음에 하려고 했던 이미지와 좀 더 가까워졌어요.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 FRENZY가 원하는 소리들도 더 잘 표현했어요.

앨범을 보면 '별주부전'이 유독 눈에 띄어요. 동화에서 영감을 받은 건가요?

'별주부전' 이라는 동화를 놓고 음악을 만든 건 아니에요. 곡을 만들고 보니 죽기 싫어 도망가는 토끼와 이를 잡으려는 거북이와의 추격전같은 느낌이 들어 제목을 '별주부전'으로 정하게 됐어요.

이 곡을 들으면 '별주부전'의 동화성을 느낄 수 있을까요?

어렸을 때 예쁘게 배웠던 동화를 들춰내보면 괴기스러운 면이 있어요. 외국에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동화'라는 것도 있잖아요. 저희는 음악을 순진하게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동심어린 동화같은 면보다는 어둠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FRENZY다운 노래같아요. 이번 첫 앨범의 감상포인트가 있을까요?

곡에도 각 악기들의 독특한 멜로디나 사운드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이 구간을 들었을 때는 '아! 이런 멜로디가 나오는구나!' 라고 느끼도록. 앞에서 말한 것처럼 9가지의 곡은 하나로 이어지고 크게 그려질 수 있지만, 트랙마다 멤버들의 색깔이 드러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이 점을 생각하며 곡을 들어보세요.

FRENZY의 공이 느껴지네요. 첫 앨범 발매인데 느낌은 어떠세요?

힘들었어요. 출산하는 느낌(웃음). 앨범 제작이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Special Thanks to'를 쓸 때 대충 아는 사람들 이름을 나열하는줄 알았는데 정말 고마워서 쓰는 것 같더라구요. 저희는 이번에 'Thanks to'를 뺐어요. 사실 우리한테 제일 고마워요. 하하 농담이에요. 가장 고마운 사람은 앨범 안쪽에 있어요.

남들과 다른 독특함을 추구하는 FRENZY의 앨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으세요?

답답한 사람이 들으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듣는 사람에 따라서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을 맛보는 사람도 있을 거에요. 비트가 빠르더라도 신나지 않는 음악이 될 수 있는 것 처럼요. 우리는 통로를 많이 만들어 놨어요. 가사가 있는 음악과는 달리 정해놓은 것이 없기 때문에 듣는 사람에 따라 많은 방향으로 가능성이 열려있어요. 여러가지 갈래길로. 9가지 곡이 다 중구난방 갈래가 뚫려있는 건 아니에요. 그 곡의 성격에 맞게끔 가지를 쳐놓고 그 안에서 여러 갈래를 열어놓은 거에요.

많은 가지를 갖고 있는 곡처럼 FRENZY의 공연도 여러 곳에서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앞으로 계속 공연을 할거에요. 놀러오세요~ 평소처럼 열심히, 무엇을 하던 재미있게 하면 되는 것 같아요. 음악을 만들 때 저희가 재미없으면 이건 의미가 없잖아요.

한 마디X4=

류호건(기타) 앨범도 좋고 라이브는 더 좋아요.
유정목(기타) 좋은 음악 많이 들으세요.
윤정식(베이스) 재미있게 들었으면 좋겠어요.
유성목(드럼) 충분히, 열심히, 좋게 만들었으니까 좋게 들어주세요.

이번 첫 앨범 『Nein Songs』에 수록된 9가지의 곡. 숫자 '9'는 두 자릿수로 넘어가기 전의 마지막 한 자릿수이다. '9'가 최후로 넘어가지 않는 것이, 마치 끝을 거부하고 계속 달려가려는 FRENZY의 음악처럼 보였다.
남들과 다른 독특함을 찾고 담뱃재를 털다가, 화장실에서, 혹은 갑자기, 멜로디라는 영감이 떠오르면 거침없이 만드는 이 음악. 음악은 즐겨야하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적인 모습은 소탈해 보이지만 음악 안에 FRENZY의 진정성이 있었다.

http://club.cyworld.com/bandfrenzy
http://www.myspace.com/bandfrenzy

(클레버스 기자단)=강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