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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생님의 어이 없고 편견 가득한 실수로 IQ 173의 천재가 아닌 IQ 73의 바보로 산 빅터 로저스를 만난 것은 올해초 부인을 잃고 딸 둘을 키우며 사는 한 지인을 통해서 였다.  자신에게만 닥친 불행에 지쳤고 어린 자녀를 키우는 것이 맘대로 되지 않아 자신의 능력 부족을 실감하며 좌절해 있을 때 우연히 접한 이 책에서 많은 용기를 얻었다며 권했다. 

한 번 잡은 책은 술술 읽혔고 빅터를 통해 나도 주변의 시선이나 재단에 주눅 들지 말고 내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로라를 통해 선의에 의한 말 한마디가 타인에게는 그릇된 믿음과 함께 슬픈 인생을 선물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대학로 무대 위에 올려진 빅터의 이야기는 사건 중심의 책보다는 좀 더 빅터의 내면에 무게가 실렸다. 

무대  위에는 빅터를 상징하는 돌고래가 걸려 있고 몇 대의 모니터는 극의 배경과 함께 빅터의 내면을 표현하고 원형 무대는  돌고 돌며 시공간을 넘나든다.  암전 없이 무대를  설치물로만 반으로 갈라 회전시키는 것이 독특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이 나열되는 원작과 달리 연극은 애프리사에 입사한 시점을 시작으로 과거로 돌아가기도 하고  시간을 훌쩍 건너뛰기도 하며 실제 자신과 다른 모습으로 사는 두 남녀의 삶을 안스럽게 보여준다.  자신의 주변 세상에 자신을 맡겨버렸기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바보가 되어버린 빅터와 로라의 모습이 가슴 아프다.

내내 이렇게 성찰의 시간을 주다가 반전은 다가왔다.  두 사람이 자신의 발목을 잡던 마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만 오프라 윈프리쇼나 암기왕 잭의 이야기가 빠진 채 전개되어 극적인 절정감이 약했다. 이미 무대에 설치된 모니터 속에 등장시켜도 좋았을텐데 어정쩡하게 관객에게 고백하듯 반전을 이야기 해주고 마무리를 지은 듯한 결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