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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의 유일무이 공연
-이광채, 임혁필의 넌버벌쇼 [ 펀 타 지 ]



대사가 아닌 몸짓과 소리, 리듬과 비트만으로 구성된 넌버벌쇼 <펀타지>가 대학로에서 펼쳐지고 있다.
웃찾사의 서울나들이 코너에서 개미핥기로 유명세를 탄 코미디언 이광채와 개그콘서트에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며 이름을 떨친 임혁필이 만나 퍼포먼스 쇼를 제작해 2주 째 공연을 올리고 있다. 이광채는 개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공연계에 출사표를 낸 제작사 대표이다. 임혁필은 이광채의 공연에서 연출을 맡았고 직접 무대에서 퍼포먼스도 선보인다. 이광채와 임혁필은 <펀타지>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고, 직접 무대에 오르는 열정을 보여주며 TV 개그프로그램에서 보던 코미디가 아닌 제대로 된 정통 퍼포먼스 쇼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이 무대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은 <펀타지>는 프로 마술사의 마술쇼, 실력파 버블 아티스트의 환상 버블쇼, 코미디언 임혁필과 이광채의 마임, 눈 깜짝할 사이에 옷을 갈아입는 미녀 댄서와 스윙댄서와의 흥겨운 댄스무대, 개미핥기 이광채의 코믹 원맨쇼, 광대들의 꽁트, 임혁필의 샌드 애니메이션 등을 볼 수 있다.
연극, 뮤지컬, 개그쇼만 존재하던 대학로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펀타지>는 FANTASY를 넘어선 FUNTASY SHOW라고 할 수 있다.

약 90분의 러닝타임으로 구성된 <펀타지>는 6가지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데, 공연 때마다 배우들이 새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경우도 있어 이달 24일 오후 3시 연극에서는 총 9가지나 되는 퍼포먼스를 볼 수 있었다.
<펀타지>의 공연장인 대학로 아티스탄홀은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져 있다. 무대에 걸려있는 새빨간 커텐은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하는 듯 했고, 투우가 빨간천을 향해 달려가는 것 처럼 나의 시선도 자꾸만 무대로 향했다. 연극이 시작하기 전 관람 시의 기본사항에 대한 안내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고 하얀 스크린이 내려오며 드디어 기다리던 연극이 시작됐다. 스크린에는 아기의 성장사진이 하나 둘 비춰졌고 '그 시절의 기억, 그 시절의 꿈, 그 시절의 그 꿈을 찾아 거슬러 올라갑니다'라는 카피가 흘러 나온 뒤 첫 번째 퍼포먼스인 마술쇼가 시작됐다. 마술사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신비한 음악과 함께 4마리의 비둘기를 순식간에 손 안에서 탄생시켰고, 굳게 잠긴 상자 안에 들어간 마술사가 순식간에 상자 위에 서있던 미녀도우미와 위치를 바꾸는 등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개미핥기 이광채는 원맨쇼를 선보이며 능청스럽고 익살맞은 표정과 관객과 가까이하는 퍼포먼스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서 광대 2명의 콩트, 스윙댄스, 버블쇼, 그림자 쇼 등이 이어졌다.











이번 퍼포먼스에서는 버블쇼와 그림자쇼가 가장 이색적이었다. 버블 아티스트가 만들어 낸 버블은 관객석까지 퍼져나가 사람들의 동심을 자극했다. 테이블 위에서 보여준 버블쇼는 터질듯 말듯 말랑거리며 긴장감까지 동반했다. 중간 중간에 버블이 생성되던 중 터져버리는 작은 실수가 있었지만 버블 아티스트의 노련함 덕분에 멋진 퍼포먼스 행진은 계속됐다.
그림자쇼는 버블아티스트와 남자 스윙댄서가 함께한 퍼포먼스였다. 커다란 스크린 뒤에서 두 개의 손만을 사용해 늑대, 비둘기, 강아지, 새 등을 끊임없이 보여줬다. 이제까지 봐왔던 단순한 그림자 물체만이 아닌, 그림자를 통한 스토리텔링은 귀엽기까지 했다.

<펀타지>는 옴니버스 쇼로 구성되어 많은 퍼포먼스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대사없이 진행 돼 다소 지루한 면이 있었다. 너무 멘트없이 진행되어 부족해진 음성적인 재미를 시각적인 재미가 충당하지 못 했다.
마술쇼의 경우에는 TV방송에서 명절때마다 특집으로 방영해주는 마술쇼에서 봐왔던 내용들과 극히 다를 것이 없어 신선함이 떨어졌다. 흐늘흐늘한 천이 봉으로 변한다거나 테이블이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도 여기저기로 옮겨다니는 등은 식상한 내용이었다.
처음으로 대학로 공연에 도전한다는 코미디언 임혁필의 무대도 아쉽게 볼 수 없었다. 방송녹화와 스케쥴이 겹쳐, 샌드 애니메이션과 개미핥기 이광채와 함께하는 마임 퍼포먼스에 불참했다. <펀타지>는 관객의 연령층 폭이 넓어 아이들도 많이 관람했는데, 90분 동안 임혁필이 등장하기를 기다린 아이들은 실망을 금치 못 했다. 임혁필과 이광채는 방송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연에 불참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펀타지>는 임혁필과 이광채를 주축으로 공연되는 퍼포먼스인데, 만약 이들의 불참 행진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면 관객들의 실망을 면치 못할 것이다.

<펀타지> 공연은 2011년 1월 30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클레버스 기자단)=강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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