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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연애특강] 필연은 우연을 가장한 인연이다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달달한 설레임을 입 안에 한 가득 넣어 달짝지근해진 몸을 베베 꼬아가며 하루종일 뭐가 그리 좋은지 입가에 미소를 잔뜩 띄우고 있던 때가 있었나요? 먹구름이 득실득실 우중충한 날씨도 화사한 좋은 날로 보는 콩깍지가 씌고 쉴새없이 흘러나오는 콧노래 때문에 외로운 싱글들에게 고성방가죄를 선고받은 적은 없었는지요. 당신의 밋밋한 일상에 플로럴 향기가 돌고있다고요? 축하드립니다. 사랑에 빠지셨군요. 연극 [연애특강]에 등장하는 열혈연인 2커플처럼 말이에요.

2커플의 '사랑-ing'

사랑은 왜 말을 하지 못 할까요. 심장을 두드리며 '저 여기 도착했어요'라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아요. 영 말을 해주지 않으니 그 사람의 마음을 알 길이 없어요.

[캠퍼스 커플]

-그 남자-
사랑이라는 감정에 둔한 여자에게 마음을 고백했어요. 치마보다 헐렁한 바지를 더 자주입고 항상 목소리에 힘이 가득 차 있는 대학교 선배가 그 주인공이에요. 여자의 매력이라곤 눈꼽만치도 없어보이지만 저에게는 제일 예쁜 여자에요.

-그 여자-
무뚝뚝하고 운동 밖에 모르는 터프한 제가 어느 날 고백을 받았어요. 친하게 지내던 후배가 마음을 전하는데 이상한 얘기하지 말라며 면상에 대고 윽박을 지르다 결국 몇 가지 조건을 내걸고 사귀기로 했어요. 학교에서 아는 척 하기 없고, 일주일에 한 번만 만나자는 조건이요.

캠퍼스 커플로 알콩달콩하게 잘 지내던 이 커플에게 위기가 왔어요. 여자들은 사랑에 대해 좋다, 싫다의 2분법적인 해석을 받아들일 수 없나봐요. 좋아하는 감정만으로 연애를 하는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을 괜히 의심하고 후에 헤어지는게 두려워 중간에 도망가 버리네요.

[나이트 커플]

-그 남자-
나이트 클럽에 하루를 즐기러 갔다가 분홍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싼 여자에게 호되게 걸렸어요. 남의 테이블에 맘대로 착석해 주정을 부리고, 나중에 연락을 받으라며 자기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쥐어줘요. 이 때 핸드폰을 받지 말았어야 됐는데...한 달 계약연애의 시초가 되버렸네요.

-그 여자-
나이트 클럽에서 만난 남자와 계약연애를 시작했어요. 정말 너무너무 좋은데 남자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아요. 같이 술 한 병만 마시러 가자고 하면 정말로 딱 '한 병'만 마시고 일어나요. 이 남자는 제가 정말 싫은가봐요.

일명 '핑크걸'의 부모님은 엄하셔서 밤이 늦기 전에 귀가해야되요. 이런 이유로 또 낮부터 술을 마시는데 금방 취기가 올라왔어요. 남자에게 왜 마음을 받아주지 않느냐며 투정을 부리다가 술을 견디지 못 하고 그대로 테이블에 쓰러져 버리네요.

평범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연극[연애특강]은 평범한 사랑이야기를 담고있어요. 두 커플이 만나고 연애를 시작하고 위기가 오고, 결국 이 것을 극복하는 이야기말이에요. 이런 뻔한 주제는 자칫하면 심심해지기 때문에 극적인 반전이나 강한 임팩트가 있어야 해요. 아니면 그냥저냥한 연극으로 묻혀버리거든요. [연애특강]도 이런 단점을 극복하지는 못 했어요. 캠퍼스와 나이트 같은 평범한 장소가 등장하고 '나, 너 좋아해'의 순탄한 과정을 거쳐 만남, 위기, 결말이 이루어졌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애특강]이 끌리는 이유는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랑'은 예전에 경험했고 지금도 하고 있고 나중에도 하게 되잖아요. 인간의 몸 속에 살고있는 연애세포가 존재하는 한,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소재 앞에서 약해지게 마련이에요. 무릎을 꿇고 장미꽃을 건내며 진실된 마음을 전하는 장면, 밤공기가 추울까 윗 옷을 벗어 살포시 덮어주는 장면에서는 여성관객들이 대리만족이라도 한 냥 다들 엄마미소를 지으세요. 특히 [연애특강]에 등장하는 키스신을 볼 때 짜릿짜릿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거에요.

모두가 사랑의 시작과 결말이 훤히 보이는데도 계속 하게 되는 것 처럼, 연극 [연애특강]도 자꾸만 보고 싶어질 거에요. (배우가 전하는 연애Tip도 챙겨가세요.)

[연애 특강]이 전하는 명언 한 마디
=사랑하며 살아라. 사랑없이 사는 건 진짜 사는 게 아니다. -올리에르-

(클레버스 기자단)=강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