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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언의 압력이란 이런 식이다.
‘몇 개월의 시간이 지났으니 애가 자랄 수도 있지 않느냐’
‘애들은 원래 잘 자라지 않느냐, 아니 애가 5개월간 자라서 당신이 못 알아보는 것 아니냐. 당신 아들로 받아들이라’

하지만 그들의 실상은 이러했다.
“이제 와서 당신아들을 찾을 방법은 없으니, 비슷한 애라도 받아들이고- 결정적으로 더 이상 귀찮게 하지마라.”

그래야 사회와 경찰이 무능력하다는 비난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어머니가 그냥 어머니인가?
어떻게 자신의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겠는가?

어머니 존재는 자신의 자식을 완벽하게 기억한다 . 크리스티는 데려온 아이의 키가 7인치나 작다는 것을 알아챈다.
그래서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위대하다는 말은 생기나보다.

당시 경찰은 가짜 아이를 찾기 전까지 "애도 하나 제대로 못 찾는다" "애도 못 찾으면서도 뭐가 경찰이야?" 라는 부정적인 여론에 직면, 그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무능한 로스앤젤레스 경찰청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그 아이를 그녀의 아들로 만든 것이다.

한 아이의 엄마는 우롱당했다.  크리스티는 지역주민들의 도움에 힘입어 경찰의 거짓말에 항거하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 코드 12라는 이름하에 정신병원에 구금당하는 굴욕을 겪게 된다. (실제 사건에서는 크리스티가 정신병원에 갇혀있을 때 가짜아들이 진실을 고백한다.)

결과적으로는 시민들의 힘으로 크리스티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게 된다. 남은 인생을 아들을 찾는 것에 매진했으나 죽을 때까지 아들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자막 한 줄만이 그간 그녀의 일생을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씁쓸함이 따른다.

이 영화가 인상적인 이유는 아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공권력의 남용과 그것이 한 개인을 어떻게 옥죄는지 보았다. 부패하고 무능한 권력은 사회적으로 아무 문제없는 평범한 사람을 사라지게 한다.

영화 체인질링은 1920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영화에서는 당시 로스앤젤레스 경찰의 무능력과 부정부패가 한 아이의 엄마인 크리스티 콜린스의 아들인 월터 콜린스의 실종사건을 중심으로 만천하에 드러내게 했다. 이 사건 후에, 미국은 시민의 권리와 민주주의를 더욱 강화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한 어머니에게는 너무나 비쌌다. 영화 체인질링은 아동유괴와 그 어머니를 둘러싼 공권력의 야만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코드 12는 영원히 없어졌다. 어쩌면 우리는 1920년의 공권력의 피해를 본 사람들 중에서 속할 수도 있었다. 

사회와 경찰을 믿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우리 희망을 잃지는 말자. 그래도 이 세상 살만한 곳이라고 여겨보자. 영화 체인질링의 주인공처럼 믿음과 의지로 부패하고 무능한 공권력을 처단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