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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개구리 소년 실종 실화극 '아이들'

(클레버스) 이한나 기자 = 빨간 망토를 바람에 휘날리는 한 아이의 뒷 모습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1991년 어느 날 사라진 다섯 명의 아이들은 지금껏 우리에게 슬픔의 감정을 내세울 틈도 없이 하나의 사건으로만 남았다. 부모는 아이들을 찾아 홀로 거리로 나섰고, 세상은 수많은 의혹과 왜곡된 진실만을 품고 21년의 시간을 보냈다. 누군 가에게는 잊혀졌을 이 실화는 다큐멘터리 피디 강지승( 박용우 분)과 부모를 용의자로 모는 황우혁 교수( 류승룡 분), 그리고 진실을 추격하는 박경식 형사(성동일 분)라는 세 인물이 세운 삼각틀에 의해 다시 완성됐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이들의 갈등은 한 시대가 겪었던 혼란과 겹쳐 다른 슬픔을 자아낸다.

한 아이의 부모를 범인으로 주장하는 황교수와 특종을 위해 이를 부추기는 강지승은 무의식적으로 왜곡을 쫓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인물들의 오만과 집착으로 만들어진 충격의 가설은 영화를 보면서 관객이 저지르는 의혹을 대변하기도 한다. 사건이라는 단어 이면에 감춰진 당사자들의 상처가 바로 우리가 지금껏 뒤로 미뤄뒀던 진실의 얼굴이다.

 

극중에서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강지승을 통해 우리는 21년이란 시간 그리고 '실종'에 대해 무지했던 경각심을 찾는다. 무관심이라는 채찍, 오해라는 독약으로 상처받은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릴 수 있기를 그리고 헤아리지 못했음을 반성하기를 바라본다. 쉽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깨달음이 오는 순간 가슴에 묵직한 무엇이 우리를 움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