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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흩날리는 4월도 지나고 눈 깜짝하니 벌써 5월이 코앞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조금 특별한 영화가 한 편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1980년의 5월의 기억을 재생한, 영화 <오월愛>(연출 김태일, 제작 시네마 달).

봄날의 5월이 되기까지…

광주항쟁으로 처절했던 금남로, 국립묘지로 지정되기까지 지난한 역사를 안고 있는 망월동.

30년 전 이맘때의 광주를 살아온 사람들은 몸과 마음도 상처투성이였다.

버스 한가득 시민군을 싣고 금남로를 달렸던 버스운전사 양기사님, 기꺼이 가게 문을 열어 먹을거리를 나누었던 구멍가게 주인 황씨 아저씨, 그리고 주먹밥을 나르던 양동시장 김씨 아주머니와 이제는 묵직한 상처를 딛고 어른이 되었을 미순이….

열흘간의 치열한 항쟁 이후 세월은 거짓말 럼 흘러 그들은 어느덧 중년이 훌쩍 넘었다.

스스로 공동체를 형성해 서로를 보듬고 어루만지며 세월을 이겨내, 30년 뒤 오늘 기적같은 봄날을 만들어낸 지난 광주 한복판의 그들.

영화는 그러한 그들의 기억을 보듬으며 당시를 조명한다.
 
가족의 달 맞아 ‘상구네’가 제작한 영화

 <5월愛>가 특별한 점은 또 있다. 프로덕션 자체에서 5월의 의미를 엿볼 수 있는 것.

조연출을 맡은 주로미 감독은 김태일 감독의 옆을 지켜온 아내, 제작스텝으로 참여한 김상구는 제도권 교육을 거부한 주관 뚜렷한 15살 청소년으로 그들의 아들이다.

이른바 ‘상구네 가족 프로덕션’이 제작한 영화 시작 역시 5월이다.

2009년 5월, 상구네는 광주의 대안시장 뒷골목에 자리를 잡고 생활터전과 작업방을 마련, 주민들에게 자연스레 흡수됐다.

함께 어울려 음식을 먹고 시장에서 장을 보고 그들과 ‘생활’을 함께 하며, 이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30년 전 항쟁 당시를 지내온 그들의 지난 기억을 꺼내어 늦게나마 안부인사를 전하고 영화 제작이라는 의미를 만들게 된 것이다.

기적 같은 봄날을 이뤄낸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2010년 제36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오월愛>는, 아픈 시간을 잘 이겨내고 이제는 따뜻한 봄날의 오월을 맞은 30년 전 광주에 늦게나마 안부 인사를 전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오는 5월 1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