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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Like Chocolate
쇼퍼홀릭! 쇼핑 중독자인가, 진정한 마니아인가?

쇼핑에 집중하는 신부류를 칭하는 말 쇼퍼 홀릭을 시작으로 슈즈에 집착하는 슈어홀릭, 백에 집착하는 배거홀릭 등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에 빠져 살아가는 요즘 젊은이들을 부르는 각종 신조어들이 생겨났다. 자신만의 창조적인 삶을 꿈꾸는 홀릭의 세계, 그들이 말하는 홀릭의 진실에 대한 찬사. Editor 김유나

패션을 단순히 의상만으로 이야기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미 오래 전부터 패션을 사랑하는 쇼퍼홀릭들은 슈즈와 가방을 그들의 스타일을 완성해내는 일등공신으로 꼽는다. 그리고는 곧 슈어홀릭, 배거홀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둘로 나뉘는 현상을 야기시켰다. 슈어홀릭은 섹스앤더시티를 통해서 탄생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여주인공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의 위력은 대단했다. 또 영화 섹스앤더시티, 쇼퍼홀릭이 극장가를 지배할 무렵 우리나라에선 셀러브리티 서인영이 구두마니아라는 것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대중들 사이에서도 드러내지 않았던 마니아층이 그 존재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좋은 구두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좋은 신발이 좋은 곳으로 데려간다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온 동화같은 말을 떠올리며, 돈이 벌기 시작하면 좋은 구두를 자신의 발에게 선물해야지 하는 다짐같은 것 말이다. 구두의 마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얼마 전 트렌스포머 3의 여주인공인 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크리스천 루부탱 행사에 참석하여 망언 논란에 휩싸였다. 그녀는 루부탱 하이힐을 신고 여성들에게 특별함을 주는 이 명품 구두를 모두 가져야만 한다며, 구두를 가지고 싶다면 일주일에 1달러씩 모으면 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 구두 한 켤레가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까. 하지만 문제는 해당 구두의 가격이 7백 달러에서 5천 달러를 호가하여 10년이 넘도록 저축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헤프닝이 생길 만큼 여성들이 명품 구두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펜디 바게트 백이나 반지, 시계는 다 가져가도 좋으니 제발 마놀로 블라닉 구두만은 건드리지 말아주세요.”이미 모든 여성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명품 구두를 대변하듯 섹스앤더시티에서 캐리가 길거리 강도를 만났을 때 했던 말이다. 뿐만 아니라 캐리는 크리스천 루부탱과 지미추 등 마니아층이 두터운 슈즈 브랜드들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영화에 소개된 브랜드들은 샤넬, 디올과 같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은 모두가 알 정도로 여성성이 강한 대표적 명품 구두 브랜드로 통하게 만들었다. 또한 감각적인 디자인과 완벽한 디테일은 슈어홀릭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패션을 잘 모르는 남성들도 모두 알 정도로 유명한 고급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부의 정도와 패션 센스를 나타내는 가방은 배거홀릭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따라서 배거홀릭이란 명품 브랜드 소비계층에서 생겨난 말로 가방 마니아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옷은 무난하게 스타일링하는 반면, 시선이 집중되는 유니크한 가방 하나로 그날의 스타일을 맡기는 것이 특징이다. 에르메스의 버킨백은 브랜드의 네임 벨류(Value), 여기에 장인의 손길로 보장된 퀄리티와 의협적인 가격으로 배거 홀릭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장기간의 쇼핑 계획을 세워서라도 구매하고 싶은 가방으로 유명하다. 배거홀릭을 대표하는 빅토리아 베컴의 에르메스, 미샤 바튼의 샤넬 가방은 지금도 그녀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파파라치 사진을 장식하고 있다. 천일의 약속의 여주인공 수애 또한 가난한 여주인공의 캐릭터 설정에 맞지 않는 패션으로 질타를 받았다. 디자이너 컬렉션 의상과 함께 명품 가방 착용으로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난한 현실 또는 가상의 세계인 드라마에서 조차 값비싼 슈즈와 백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이미 아주 단단한 마니아 층을 형성해서가 아닐까. 아마도 자신의 주장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현대인들의 소비 습관을 그대로 반영한 듯하다. 또한 판매자의 입장에서 보면, 마음에 드는 제품을 자신의 스타일과는 상관없이 수집의 형태로라도 구입을 하기 때문에 슈어홀릭, 배거홀릭이야말로 혁신적인 소비자로 느껴질 것이다.
쇼퍼홀릭이여 영원하라! 라는 마음은 모든 여성들의 가슴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겠지만 현실적인 면에서 고가의 제품만을 고집하고 이를 즐겨 이용한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무언가 하나에 빠지는 마니아적 욕구는 물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소비행태의 쇼퍼홀릭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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