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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보이쇼-아톰' 너를 말해줘!

 '콘보이쇼-아톰'. 1986년 일본에서 처음 공연한 이래 지금까지도 뮤지컬은 계속 되고 있다. 최근 서울동숭아트센터의 동숭홀에서 4월 10일, 33일간의 연장공연을 마쳤다. '콘보이쇼-아톰'에 대한 팬들의 충성도는 소문이 자자할 정도이고, 2006년 백암아트홀에서 무대를 가진 후 현재까지 일본의 '콘보이쇼 팬카페'에서도 사랑이 이어질 만큼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일본에서의 초연과 2006년에 이어, 이번 공연에서도 이마무라 네즈미가 연출을 맡았다. 연극과 춤, 악기, 노래가 합쳐져 완성된 버라이어티 뮤지컬 '콘보이쇼-아톰'. 철학자임을 자처하는 여섯 남자의 모임에 사리가 찾아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며 뮤지컬은 공연된다.

'콘보이쇼-아톰'이 매력적인 이유

 '콘보이쇼-아톰'은 관객의 니즈(needs)를 아는 뮤지컬이다. 공연에서 관객이 무엇을 보고싶어 하는지 정확하게 꼬집어 낸다. 러닝타임 120분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듯 공연은 첫 시작부터 화려한 춤으로 관객의 혼을 사로잡고, 탭댄스, 발레, 춤, 합창, 트로트, 난타 등의 복합적인 공연을 짜임새 있게 한 자리에서 모두 뿜어내어 멀티공연을 선보인다. 무대가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 배우 일곱 명의 열정적인 퍼포먼스는 관객의 원츠(wants)까지 모두 충족시킨다.
 1부에서 펼치는 배우들의 연기는 일품이다. 플라톤이라 자처하는 자, 소크라테스라 자처하는 자 등등 철학자라 주장하는 자들의 색깔은 제각각이지만 일곱 가지의 색이 모여 무지개처럼 하나의 조화를 이뤄낸다. 연극 중의 과장된 몸동작은 산만해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재미있고 익살스럽기만 하다. 지루한 철학얘기를 들으며 웃을 수 있는 곳은 '콘보이쇼-아톰'공연장만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대사를 치는 속도, 대화하는 속도가 빠른 덕분에 발레의 턴 처럼 한 순간에 지나가 극의 몰입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2부는 퍼포먼스 위주의 공연으로써 배우가 한 명씩 작품을 소개한 뒤 몸으로 예술을 승화한다. 대중가요, 시, 문학, 트로트, 합창 등등 어느 하나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지 못 하는 작품이 없다. 우리가 알고 있던 작품들의 재발견이라 해도 좋다. 과연 내가 알고 있던 작품들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새로운 볼거리의 창출이다. 모두가 모여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를 합창하는 순간에는 가슴에 진한 울림이 전해진다. 
 이들은 한 회의 공연마다 2리터가 넘는 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아톰이니까.

'콘보이쇼-아톰'의 옥의 티

 TV 드라마에는 옥의 티가 등장한다. 영화에서도 옥의 티 등장은 마찬가지이고, 공평한 신 덕분에 사람들 중에도 완벽한 자는 없다. '콘보이쇼-아톰'에도 흠이 있다. 완벽하지 못한 앙상블이 이들의 열정적인 공연에 작은 흠집을 냈다. 군무의 기본은 모두의 싱크로율이 100%를 달성할 때 멋이 난다는 것인데, 배우 일곱 명의 잘 맞지 않는 호흡 때문에 완벽한 무대가 연출되지 못했다. 매력있는 남자들의 탄탄한 근육질 몸에 바디라인이 드러나는 의상, 멋진 춤과 노래까지 등장하지만 1부의 연극에서 보여준 일곱 색의 무지개화는 춤에서 약간의 균열이 일어났다. 만약 킹 오브 앙상블을 기대한다면 기대감을 조금 낮추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톰도 가끔은 건전지가 닳는 법이니까.

'콘보이쇼-아톰'

 '콘보이쇼-아톰'에는 이러한 대사가 등장한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춤춰라.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 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 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 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 처럼".

필자도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감히 한 마디를 던진다. "보아라. 언제쯤 다시 시작될지 모르는 마지막 공연인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