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clebus.com

 나들二 장소: 헤이리 예술마을+임진각

 떠나라! 보아라! 즐겨라! 이번 나들이의 모토는 이 세 가지 였습니다. 힘든 2학기 공부를 마치고 어딘가로 홀가분하게 떠나고 싶었던 저는 아는 지인과 함께 경기도 '파주'로 고고씽 했습니다. 1년 전부터 꼭 가보리라 다짐했던 곳인데 거리와 여건 상 계획이 항상 미뤄지다 이번에 드디어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희망의 땅, 평화의 도시 파주에는 모두가 잘 알고있는 임진각, 영어마을, 헤이리 예술마을, 통일 전망대, 박물관, 유적지 등의 명소가 많습니다. 모두 다 둘러보고 싶었지만 하루 당일치기라는 여건 상 다 찾아가지는 못 하고, 저희는 꼭 가보고 싶었던 헤이리 예술마을과 임진각 두 곳 만 여행하고 돌아왔습니다. 헤이리 예술마을과 임진각 두 명소만으로도 하루를 알차게 즐기기에 충분했던 그 날의 시간을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파주의 관광책자에 실린 헤이리 예술마을의 소개 글을 옮겨봅니다. '예술인들이 꿈꾸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헤이리'라는 독특한 이름의 어원은 파주 전통 농요인 '금산리 민요'의 후렴구를 딴 순수 우리말이다. 통일동산 인근에 작가, 미술인, 영화인, 건축가, 음악가 등 370여 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한 집,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등이 총 망라되어 있는 문화 예술 공간이다'.
제가 다녀 온 파주는 한 마디로 아주 크게 확대 된 인사동 거리 같았습니다. 관광책자에서도 소개되었듯이 미술관, 박물관 등이 발에 채일 정도입니다. 사전에 미리 정보를 얻고 찾아가면 경험할 수 있는 체험거리도 많았습니다.
인사동과 다른 점은 드넓은 허허벌판의 존재감으로 꼽겠습니다. 겨울인 터라 나무가 앙상해지고 들판은 금빛보다 그냥 갈색에 가깝지만 이 만의 분위기가 있어 색달랐습니다. 처음에는 허한 기분이 들었는데 넓은 헤이리 예술마을을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운치도 있고 조용한 시골마을을 찾은 것 같아 일상에서 탈출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굳이 예술을 접하지 않아도, 수공예 물품 상점들이 즐비해있어 작품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히 맛 볼 수 있습니다. 양초 상점에서는 소정의 체험비만 내면 직접 초를 만들어 가져갈 수 있어 연인이나 친구,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더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헤이리 예술마을은 시끌벅적하게 놀 거리가 많은 장소가 아닌, 차분하고 조용한 운치있는 명소였습니다.

 임진각은 꽤 오래 전에 학교에서 견학갔던 장소입니다. 당시에는 너무 어려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는데 좀 더 성장한 지금 임진각을 다시 찾으니 확실히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1972년 남북공동성명 발표 직후 개발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통일관광지인 임진각에는 한국전쟁의 각종 유물과 전적기념물이 전시되어 있고 자유의 다리와 평화의 종이 있습니다. 윗 층에는 망원경이 있는데 무료로 북한까지 내다 볼 수 있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실제로 임진각에서 북한 상품을 파는 걸 보니 저 건너가 북한땅이라는 게 실감났습니다.
임진각 바로 옆에는 평화누리 공원이 있습니다. 놀이기구와 전통민속놀이, 먹거리 장소, 바람개비 동산 등이 있습니다. 몇 개의 놀이기구 중에 바이킹이 가장 눈에 띄었는데 보기만 해도 스릴감 넘치고 신났습니다. 몇 걸음 옮기면 전통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딱지치기, 제기차기, 굴렁쇠 등등을 보며 옛날 생각이 나 딱지치기도 한 판 붙고 제기차기로 내기도 하고 굴렁쇠도 한 번 굴려봤습니다. 오랜만에 민속놀이하는 재미에 푹 빠져 아이들 옆에서 체면도 다 버리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가게에서는 연도 판매했는데 아쉽게 연날리기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찐빵과 뻥튀기를 사들고 평화누리 공원으로 올라가 쭉 걸어가는데 바다와는 다른 상쾌함이 몰려왔습니다. 넓디 넓은 공원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쭉 걸어가는 그 기분은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느낀 것과는 달랐습니다. 바람도 굉장히 시원했고 가슴이 탁 트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굉장한 쾌감이 느껴졌습니다. 바람개비 앞에서 사진도 찍고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부자의 연날리기도 보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임진각은 여행보다 나들이의 개념으로 방문하기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멀어지고 싶거나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 임진각을 찾아가서 즐기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임진각이 다시 생각날 때쯤 한 번 더 방문해 바이킹도 타고 연도 꼭 날려 볼 계획입니다.

 헤이리 예술마을과 임진각은 겨울(한파주의보가 내리지 않는 날 제외)에도 가기 좋은 장소 같습니다. 두툼한 외투를 입고도 놀기 힘든 겨울의 놀이동산과는 달리 겨울이기 때문에 더 매력이 풍기고 겨울마저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장소입니다. 곳곳에 괜찮은 음식점과 커피숍도 있어 중간중간 몸을 녹이기에도 충분합니다.
집에서 뜨끈한 옥장판 위에 누워 포근한 이불을 덮고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헤이리 예술마을과 임진각에서 하루를 즐기며, 이보다 더 한 행복을 얻어왔습니다.

(클레버스 기자단)=강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