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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는, 연인에게는, 시크하고 도도하게 따져가며 찾은 레스토랑에서 한 끼의 식사를 즐기는 것이 까탈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그저그런 곳이 아닌 다른 곳과는 '차이'가 있는 맛집에서 여유를 누리며 해결하는 식사는 즐거움까지 이어진다. 잔잔한 클래식이 귓등을 타고 파릇파릇한 풀잎사귀가 시야를 만족시켜주는 곳. 혹은 원테이블이라는 착각을 만드는 조용함 속에서 무드를 타는 것은 이들의 전혀 유니크하지 않은 일상이다. 분위기에 죽고사는 여자들과 연인들에게 음식의 맛, 가격까지 3박자를 모두 갖춘 곳을 찾았다는 건 매력적인 일이다.

매력적인 맛집 '리뽀조'

 쌀쌀한 가을이나 추운 겨울, 야외에서 경치에 흠뻑 빠져 식사를 즐길 수는 없지만 '리뽀조'에서는 대리로 가능하다. 이곳저곳의 화분은 실내에 파릇파릇함을 살려주었고, 인테리어로 사용 된 벽돌은 굉장히 프로방스적이면서 실외분위기를 연상케 만든다. 벽지가 아닌 심플한 페인팅으로 꾸며진 벽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고 멋스러웠다. 야외의 가든이 아니지만 독특한 인테리어법 덕분에 정원에 있는 듯 하다. 아담한 레스토랑 안에 화분으로 자연스럽게 나눈 테이블은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한 자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톡톡히 해냈다. 잔잔한 음악은 이런 분위기에 마침표를 찍어주는 요소. 

맛을 소개합니다 '리뽀조'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일류 레스토랑같은 리뽀조의 코스형식은 참 반갑다. 피자, 파스타, 리조또에 관계없이 메인 메뉴를 주문하면 스프, 샐러드, 후식이 함께 나온다. 스프는 두 종류 중 하나를, 샐러드도 하나의 드레싱을 택 1 할 수 있다. 입맛에 맞춰 선택한 에피타이저를 맛 본 후에는 메인 음식이 나온다. 이 날 주문한 음식은 '고르곤졸라피자'와 '씨푸드리조또'이다. 고르곤졸라피자는 시럽과 함께 곁들였는데, 시럽은 메이플시럽과 비슷한 맛이었다. 씹는 맛이 부드럽지만 약간은 심심할 뻔 했던 피자에 시럽을 더하니 맛이 풍부해졌다. 과하게 토핑이 둘러진 피자보다 치즈 하나만의 심플한 토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알맞아 보였다.

씨푸드리조또는 말 그대로 해산물이 들어간 볶음밥이다.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고, 베트남 음식점에서 먹을 수 있는 볶음밥과 약간은 비슷한 느낌이다. 일반 음식점의 리조또와는 달리 조미료 맛도 나지 않고 굉장히 끌리는 고급스러운 맛이었다. 마지막은 리뽀조의 후식이다. 개인적으로 아이스크림이 마음에 들었다. 달지 않고 시원한 아이스크림 한 입을 떠먹으면 다른 사탕이나 후식껌은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마지막을 개운하게 해주는 아이스크림은 전문점에서 먹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다른 후식으로 마신 커피는 브라우니와 초콜렛이 함께 나온다. 브라우니는 굉장히 부드러웠고, 초콜렛은 한 덩이의 달달함이라는 부담없이 약간은 쓴맛이 어우러져 아메리카노에 딱이었다.

천안 신부동의 '리뽀조'

'리뽀조'는 천안 신부동 야우리 백화점 길 건너 던킨도너츠와 스킨푸드 골목 사이로 들어와 쭉 걸어간 뒤, 2~3블럭 쯤 지난 오른쪽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해있다.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에는 소문난 맛집이 많지만, 지방은 관광지역이 아닌 이상 일반 신도시처럼 맛집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힘이 든다. 천안의 신부동 근처에는 대학교가 여럿 위치해있고, 천안시 근처의 사람들이 많이 찾는 중심상가인데 역시 맛집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이에 '리뽀조'는 여자를 위해, 연인을 위해 정보권에 노출되어 다 함께 브라보를 외치기에 충분하다.

(클레버스 기자단)=강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