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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조명아래 비딩 장식으로 반짝이고 풍성한 볼륨의 화려한 드레스를 입을 수 있는 날은 웨딩데이(Wedding day)이다. 여인의 아름다운 목선과 가슴 골이 살짝 드러나는 오프숄더에 헴라인까지 피트되어 A라인으로 퍼지는 웨딩드레스 실루엣은 루이 16세의 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연상케 한다. 인생에 있어서 사치와 특권을 누려도 너그럽게 용서가 되는 단 하루, 웨딩데이의 드레스는 성스럽고 소중한 의미가 부여되는 만큼 중세 왕족문화의 본거지 프랑스 패션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프랑스 복식문화의 전성기인 르네상스시대서부터 17세기 바로크시대를 거쳐 마리 앙투아네트가 살았던 18세기 로로코 시대서 전세계 웨딩드레스의 디테일적 요소와 실루엣을 가장 많이 엿볼 수 있다. 현재까지 회자되며, ‘화려하고 우아한 드레스’하면 떠오르는 마리 앙투아네트는 20년 동안 베르사유라는 개인무대 위에 로코코양식의 여왕 역할을 화려하게 해낸 인물이다. 즉위한지 석 달도 안되어 그녀는 벌써 의상계의 패션 리더가 되어 의상과 머리 형 모델로 부상했고, 그녀의 스타일은 모든 살롱과 궁정에서 모방되었다. 이 시대는 전쟁으로 피폐했던 전시대와는 달리 평화롭고 경제적으로도 호조를 보였기에 자연스레 비중이 의상으로 쏠리 수 밖에 없었다. 로코코 시대는 우아, 세련, 귀족적이었고 이런 시기에 패션 역시 ‘인간을 정교하게 예술품으로 승화시켰다’라고 할 만큼 아름다웠다. 현재 웨딩드레스에 애용되고 있는 디테일같이, 이 시대 드레스는 섬세한 곡선과 꽃, 리본, 깃털, 레이스 등의 장식이 이용되었으며 여성 의상은 깊이 파인 목둘레 선으로 가슴이 많이 노출되고, 소매나 팔꿈치부터 층층으로 풍부한 주름 레이스를 붙이며 얇은 허리를 강조해 가냘픈 여성미를 율동감 넘치는 자태로 표현되었다.
현재 웨딩드레스에 사용한 정교한 자수와 도금, 실크재질 역시 프랑스 17세기 바로크시대의 전유물이었다. 이 시대는 화려한 바로크 문양이 탄생한 시기로 도금된 것을 장식에 많이 사용함으로써 화려함을 더해 주었고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의 상징이 되었다. 현재의 웨딩드레스는 이들 모두 르네상스풍의 새로운 조형미가 시대감각에 맞게 변화하여 탄생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면 언제부터 웨딩드레스 컬러는 흰색이 된 것 일까? 처음부터 웨딩드레스 컬러는 흰색이 아니었다. 웨딩드레스 컬러도 중세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세에 웨딩드레스 색상은 주로 붉은색이 사용되었고 프랑스의 왕실에서는 흰색이 장례의 색이 되기도 했지만, 15세기에 처음으로 웨딩드레스 컬러로 흰색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1588년 스코트랜드에 메어리 여왕이 프랑스로 시집갈 때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것이 발단이 되었다. 당시 메어리 여왕의 흰색웨딩드레스로 인해 파문이 일긴 했지만 이를 계기로 부유한 귀족층과 부르주아 가문의 신부들은 흰색 웨딩드레스를 본격적으로 입기 시작했다. 르네상스를 지나 17세기에 접어들면서 청교도 혁명의 영향으로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는 전통은 왕족과 귀족과 같은 상위 계층을 제외하고 일시적으로 사라지기 했지만, 흰색드레스는 가문과 재력의 과시의 의미로 쭉 통용되어 왔다. 흰색이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보편적인 웨딩드레스 컬러로 정착하게 된 것은, 1813년 흰색 웨딩 가운과 베일을 담은 패션 그림이 유명한 프랑스 여성잡지 ‘jounal des dames’에 최초로 실린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 시기에도 흰색은 가문과 재력의 과시의 의미였으나, 잡지를 통해 순결의 상징성이 부각되었고 오늘날까지도 의미는 통용되고 있다.
우리가 당연스레 무의식적으로 입어오던 드레스는 이처럼 중세시대 디테일적 요소와 소재, 실루엣까지도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던 것이며, 흰색이란 컬러에 부여된 의미조차 몇 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니 웨딩드레스의 가치는 역사의 전통만큼이나 값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