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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식도 "Double", 런던의 상징 빨간 "Double-decker"

 런던의 빨간 이층버스 “Double-decker"는 이미 빅벤, 런던아이 등과 더불어 런던의 상징이 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이층버스라는 구조와 회색빛의 도시에서 유독 튀는 빨간색 때문일까? 물론 그런 이유로 런던의 Double-decker가 사랑받을 수 있다. 하지만, 노약자와 장애인 그리고 아기를 동반한 가족들을 최대한 배려한 내부구조와 그 구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런던시민들의 태도 또한 하나의 교통수단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런던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생각한다.

이해하기 쉬운 그림과 글로 그 공간의 목적을 확실히 표시해놓은 런던 Double-decker의 실내구조.

  Double-decker 일층 문 앞의 넓은 공간은 장애인들의 휠체어 또는 유모차들을 위한 곳이다. 휠체어나 유모차들이 버스에 오를 때 뒷문 경사판이 열리며 이들의 탑승을 돕는다. 물론 한국에서도 이 같은 구조를 지닌 저상버스가 서울시를 중심으로 도입되어 이용되고 있으며 2012년까지 매년 100대 규모로 늘려 그 도입을 확대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도로시설의 여건, 예산문제 등을 이유로 그 도입확대는 늦어만 지고 있는 상태이다.

 또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저상버스를 대하는 런던시민들의 태도이다. 노약자나 장애인이 버스에 탑승할 때 오랜 시간이 걸린다하여 짜증을 내는 버스기사와 승객들을 보는 것이 부끄럽지만 한국에서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수라는 이유로 한국의 기준은 일반인에게 맞춰져있고 이 기준을 벗어나는 소수들의 시간을 받아들이기는 아직까지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런던시민들은 다르다. 할머니가 장애인 아들의 휠체어를 끌며 버스에 오르기까지 10여분의 시간이 걸렸지만 누구하나 불평하는 이 없었다. 그들에게 그 시간은 ‘배려’가 아닌 ‘당연함’이다.

 유모차의 경우도 살펴보자. 한국 지하철의 경우 그나마 여분의 공간이 있기에 유모차탑승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버스의 경우는 거의 불가능하다. 요즘 가파른 출산율의 하락으로 정부주도의 출산장려정책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더 낳으라고 설득하기에 앞서, 아이와 함께 이용 가능한 편리한 대중교통부터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자가용 없이는 아기와 나들이 하기도 어려운 나라에서 누가 과연 아기를 가지고 싶겠는가. 아기와 부모들을 위한 아무런 준비 없이 무조건 다산만을 장려하는 것은 엄청난 모순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순히 저상버스의 도입확대만이 아니다.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태도 전환이 먼저여야 한다. 오늘도 런던의 빨간 이층버스는 누구도 제외되지 않은 모든 런던시민들을 싣고 달린다. 한국의 저상버스 또한 이렇듯 모두를 위한 버스로 운행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드는 건 나부터 시작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