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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래 백과사전은 소수의 지식인과 전문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정확하고 수준 높은 내용을 담기 위해 만드는 이의 높은 지식 수준은 필수 요건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확산으로 아래로부터의 백과사전이 탄생했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바로 그것이다.

기존의 백과사전 제작 방식을 뒤집은 위키 시스템

  최초의 위키는 1995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워드 커닝햄이 만들었다. (위키는 '빠르다'는 뜻의 하와이말이다.) 소프트웨어 커뮤니티에서 디자인 관련 지식을 모아 저장할 방법을 찾고 있던 그는 정식적인 관리나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모든 구성원들이 글쓰기 작업을 공유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모두가 편집할 수 있는 새로운 관리 방식이었다. 위키의 모든 페이지 어딘가에는 '편집'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누구나 페이지의 내용을 추가, 변경, 혹은 삭제할 수 있다.

  2001년 초, 무료 온라인 백과사전을 만들고 있던 생거와 웨일스는 이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 제작 백과사전이 탄생한 것이다. 가장 먼저 시작된 위키백과는 영어 위키백과였고 2001년 5월부터는 다른 언어 위키백과들이 시작됐다. 현재는 200개 이상의 언어로 전 세계의 지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어 위키백과도 2002년 10월 시작되어, 현재 123,927개의 항목을 포함하는 백과사전으로 자라났다.

위키피디아는 왜 엉터리 글로 도배되지 않을까?

  위키백과는 매우 큰 약점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내용을 편집할 수 있기 때문에 엉터리 글로 도배될 가능성이 다른 백과사전보다 월등히 높은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약점은 누구나 엉터리 글을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는 위키백과의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엉터리 글은 너무나도 손쉽게, '삭제' 버튼만 누르면 사라진다. 위키백과의 관리자는 이용자 모두이며, 시간이 지나면 평균적으로 글의 질은 더 좋아진다.

  위키백과의 글은 하나의 과정이지 결과물이 아니다. 완성이란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의 조그마한 지식이 모여 질 높은 백과사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위키백과는 2003년 설립된 비영리 단체, 위키미디어 재단이 운영한다. 위키미디어 재단은 매년 1천만 달러의 예산과 35명이 채 안되는 직원으로 운영돼 왔다. 수익 창출 수단이 없기 때문에 최근 심각한 재정 위기에 봉착했다. 창립자 지미 웨일스가 기부를 부탁하는 공식적인 호소문을 게재할 정도다.

<위키피디아를 만든 지미 웨일스>

  과연 위키백과에 의해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인류의 모든 지식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릴 수 있을까?

참고자료 : 『끌리고쏠리고들끓다』(클레이 서키, 2008),
                  위키피디아 홈페이지( http://www.wikipedi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