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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 하르케, 항상 우리는 함께야!
(Dani Jarque siempre con nosotros)"

  연장종료 5분 전이었다. 모두가 승부차기를 예상하던 그 순간, 파브레가스가 찔러 준 공을 골문 앞에 있던 이니에스타가 받아 골로 연결시켰다. 스페인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던 네덜란드 선수들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결승골의 주인공 이니에스타는 기쁨의 질주를 하며 유니폼을 벗어 던졌다. 평소 과도한 골 세레머니를 하지 않는 이니에스타의 이례적인 모습. 유니폼에 가려있던 그의 티셔츠에는 죽은 친구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다니엘 하르케는 에스파뇰 소속으로 청소년 대표팀부터 이니에스타와 친분을 나눈 선수. 에스파뇰이 바르셀로나를 연고로 하기에 그들은 자주 어울렸다. 지난해 여름 볼로냐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했던 다니엘 하르케는 호텔 방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에스파뇰의 주장 다니엘 하르케의 죽음은 스페인 전역을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 당시 그의 여자친구가 임신 7개월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슬픔을 더했다. 글로벌 축구사이트 Goal.com은 그의 죽음을 2000년대 스페인 축구 최악의 순간 3위로 꼽은 바 있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일은 잊혀지기 마련이다. 다니엘 하르케의 죽음도 사람들의 뇌리에서 서서히 잊혀지고 있었다. 월드컵 결승전에서의 결승골, 이니에스타는 두 번 다시 오기 힘든 순간을 하늘에 있는 친구을 위해 할애했다. 그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mixed zone)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하르케를 위한 우승이다. 또한, 이 순간은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노력하고 역경을 이겨낸 우리가 얻어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이니에스타는 친구의 가슴과 스페인의 유니폼에 영롱한 빛의 별을 아로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