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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우의를 뒤집어쓴 채 광적인 환호성을 보내는 10대들의 모습에서 나는 왠지 모를 측은한 감정을 느꼈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그토록 열광하는가. 정말 드림콘서트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라도 하는 걸까.

맹목적인 아이돌 그룹 추종에 편향된 청소년 문화

  종종 기성세대들은 요즘 청소년들이 부럽다는 말을 한다. 자신들이 그 시절 누리지 못한 다양한 문화를 요즘 세대는 당연한 것처럼 누리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생각과는 달리 청소년들의 문화는 그리 다양하지 못하다. 선택의 범위가 넓어진 건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청소년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아이돌 그룹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문화 아닌 문화를 따른다. 10년 전과 비교해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굳이 차이를 찾는다면 아이돌 그룹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점 뿐이다.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그룹에만 매달리는 우리 청소년들이 불쌍하다. 청소년들이 아이돌 그룹을 하나의 종교로 여기는 것만 같아 걱정스럽다. 무대 위 어린 가수도 불쌍하기는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교육과 평범한 생활을 포기하고 스스로 하나의 상품이 되는 길을 선택한 그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생활을 하지만 그들이 받는 대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반대로 연예계 입문과 동시에 주어지는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은 어깨를 짓누른다. 사생활은 없다. 소속사와 팬들에 의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감시를 받고, 유언비어와 악플과의 전투는 강요된다.

비난만 일삼는 무책임한 기성세대의 태도

  기성세대들은 아이돌 그룹과 청소년들을 싸잡아 저급한 문화를 향유한다며 비난의 날을 세운다. 하지만 기성세대들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아이돌 그룹을 만들고 그들을 내세워 청소년들의 호주머니를 뒤지는 장본인은 바로 어른들이다. 문화산업을 육성한다는 허울 좋은 말로 청소년의 문화적 선택권을 빼앗는 어른들. 비난 받을 대상은 바로 그들이다. 꿈이 없는 드림콘서트를 특별후원한 문화체육관광부도 책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기 위한 토대 마련 시급

  문화적 독점은 시대를 불문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문화란 용어는 자유와 다양성을 함의한다. 선택권과 다양성을 보장하는 청소년 문화의 기반을 다지는 것은 기성세대의 몫이다. 아이돌 그룹이 아니라도 우리 청소년들이 열광할 수 있는 문화를 찾아줘야 한다. 그런 토대가 마련됐을 때 청소년들은 자유롭게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

밥과 풍선껌을 구별할 수 있는 사고를 가져야

  청소년들도 밥과 풍선껌을 구별할 수 있는 사고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밥은 먹지 않으면 생존을 위협받지만 풍선껌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풍선껌을 씹는 이유는 심심하거나 혹은 풍선을 불기 위해서다. 아이돌 그룹도 풍선껌처럼 즐기는 문화가 돼야 한다. 맹목적인 추종을 털어버릴 때 청소년과 아이돌 그룹 모두 문화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