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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대 무한 가능성을 지닌 젊은이들의 발목을 쥔 채 장기휴학의 길로 입문하게 하는 그 이름, 무서울 것 없는 자신감으로 수많은 비전을 안고 살던 젊은이들이 명절이면 어김없이 일가 친척 모두 모인 자리에서 시대의 무능력자로 비난받게 하는 그 이름, 성은 '취'요, 이름은 '업'. 그 이름도 야속한 '취.업.'되시겠다.

기자 역시 주변에서 구직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지인들을 바라보며 더 이상 남 얘기가 아니라 생각되어 시리즈 기사를 제작해보고자 하는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춘추 전국 시대를 방불케 하는 취업 대란의 시대, 기본정보들은 이미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본인은 '이것만은 제발!'의 입장에서 팁이 될 만한 사항을 콕 집어 제공해 현재 구직자들과 머지않아 구직자의 입장에 던져질(!) 기자 본인 이하 모든 학생들의 빛나는 승리를 도모하겠다는 결의에 찬 다짐으로 오늘은 첫 번째, "스펙" 에 대한 사항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소위 스펙이라 함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부푼 마음을 안고 지성의 전당 대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을 절망하게 하는 단어임과 동시에 졸업반 학생들에게는 좌절감과 후회감 만을 남기는 야속한 단어임에 분명하다.

  스펙, 필요한 것인가. 그렇다면 어떤 스펙이 '알짜'일까.

대단치 않을지도 모르지만 함께 알아보자.

1. 어학 점수

-TOEIC 990점을 향한 맹목적인 질주, 이제는 작별을 고하자

  어학 능력이라고 하면 흔히들 '토익' 혹은 '토플' 점수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기업체나 여타 다른 취업 자리에 가장 무난하게 많이 쓰이는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러한 점수가 자신의 능력치나 업무 부합 조건을 가장 유리하게 드러낼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면 여기에 전력을 쏟는 것이 마땅하겠다. 허나, 모든 직종에서 토익 만점이 필수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닐터, 일반적으로 청년들이 중상, 혹은 상 레벨으로 꼽아 지원하는 기업체의 공채 신입 사원을 기준으로 보면 대체로 토익 기준 700~800대의 성적을 지원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기본적으로 노력의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정도라면 제약 조건을 걸어두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각 기업체들의 인사담당자들은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으며, 각종 문의에 답하고 있다. '필수 스펙이 되어버린 뻔한 토익 성적이나 튀지 않는 토플 점수보다는 자신을 보다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자기소개서나, 대외적인 활동 등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증명하여 어필하는 능력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이러한 토익, 토플 스펙 쌓기 열풍에 지치거나 회의감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그들이 택한 길은 '제2외국어 능력 신장'이다. 필자도 이러한 경향에 대해 처음에는 당혹스러움을 감추기 어려웠다. 기본 외국어라고 말하는 영어도 휘어잡지 못해 쩔쩔매는데,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독일어, 이태리어가 대체 웬 말이란 말인가. 하지만 기사 정보 수집을 위해 취업 정보 사이트에 접속하자마자 이들의 선택이 탁월한 것임을 깨달았다. 놀랍게도, 무역이나 통상 관련 직종이 아니더라도 다수의 일반 기업에서 (09'6월~09'7월 기준 일본어 공인 시험 점수 소지자 필수 2개 회사 및 우대조건 제시 5개 회사, 중국어 공인 시험 점수 소지자 필수 1개 회사, 우대조건 제시 3개 회사, 러시아어 능력자 1개 회사 2개 부문) 제2외국어 능력자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눈에 띄는 조건으로 우대 사항을 내걸고 있었다. 기업 성격을 막론하고 해외로 진출하여 지사를 설립하는 회사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미 레드 오션 격인 토익, 토플 등 영어 능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제2외국어 정복을 목표로 삼고 전력을 다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고 하겠다.

2. 대외 활동

-소모적인 공모전, 인턴에 목숨 거는 당신, 당신에게 유리한 대안을 찾아라

  분야, 대상 등을 막론하고 공모전만 뜨면 긴장부터 하고 닥치는 대로 전공과는 무관한 엉성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며 진통 겪는 당신. 인턴 모집 공고만 보면 불안한 마음에 맘에도 없는 뻔한 자소서를 썼다 지우며 한숨으로 밤을 지새는 당신. 이제 그만 정신 차리자. 각종 공모전, 화려한 대회 수상 경력, 유수 대기업들의 인턴 경험. 대한민국엔 왜 그리도 '능력자'들이 많은지. '더러운 세상~!'을 연발하면서도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전공과 관련도 없고, 미래 계획에도 없는 쌩뚱 맞은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있다면 여기를 주목하기 바란다. 물론, 공모전 수상, 참가 경험, 인턴 경험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 적절한 파트의 경력이라면 각 기업 인사담당자들로부터 눈도장 찍히는 것쯤이야 문제도 아닐 터. 허나, 이 시점에서 스펙에 목마른 자들이라면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이 '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가'하는 문제이다. 자신의 전공을 잘 살릴 수 있는, 혹은 자신이 취업하고자 하는 분야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한 대외 활동에 집중해서 성과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디자인 부서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광고 포스터 공모전에 참가할 수도 있고, 교육학도라면 공부방 교사 봉사활동도 색다르고 보람있는 '경력'이 될 수 있다. 홍보 마케팅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작은 동아리나 동호회를 만들어 ucc 홍보물을 제작해 공모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대외적인 활동의 경우, 학교에서 과대표를 맡는다던가, 그룹의 선두가 되는 것 같이 다소 부담이 있는 활동들을 제외하고도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방학, 수많은 대학생들과 구직자들이 스펙을 연발하며 다크서클의 범위를 늘려가고 있는 요즘이다. 이미 많은 이들이 습관처럼 해나가고 있는 재미없는 '서류 한 줄을 위한 활동'보다는 즐겁게 자신의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 부을 수 있는 독특한 이력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소년 소녀 가장이나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꾸려나가는 공부방을 찾아가 그 아이들의 어설픈 선생님으로 시작해서 언니, 누나가 되어 눈물 그렁그렁한 아이들과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별해야 했던 '공부방 선생님' 시절이 떠오른다. 그 때 토익 학원에서 하루의 절반을 보내던 친구는 만점 가까운 점수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친구의 놀라운 '스펙'이 멋져 보일 때도 있다. 부럽다. 하지만 나는 그 추웠던 겨울의, 온 몸으로 뛰어 얻었던 나의 '스펙'이 조금 더 따뜻하다는 사실을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