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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아두는 그 음악에 흘려, 광화문 광장에는 일렉 기타와 드럼, 베이스 등의 서양 악기들과 어우러진 날라리의 음률이 멋진 크로스오버를 선사하고 있었다. 그 음악에 홀려 들어온 차가 없는 광화문 광장에, 명절을 즐기러 온 가족과 연인들로 가득했다. 처음 듣는 음악이지만 익숙한 구성진 소리에 한마음 한뜻으로 명절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설연휴에 맞춰서 광화문 광장에는 서울시에서 진행한 다양한 행사들로 가득했다. 전통문화 놀이 체험장이 곳곳에 부스별로 설치되어 있었다. 골똘한 표정으로 바둑과 장기를 두는 부자부터, 팽이를 돌리며 어릴 적 골목대장시절을 회상하는 아저씨, 집중해서 작은 손으로 꼼지락거리면서 탈을 만드는 꼬마까지 여러 놀이를 체험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널뛰기 놀이는 여성들의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아저씨들이 더 뛰어나게 잘 타더라. 금세 구경꾼들이 몰리고 진행요원도 아저씨들의 넉살 좋은 유머에 순식간에 웃음과 즐거움이 넘치는 곳이 되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새해에 소원을 적어 올리는 연만큼 더 설레는 일이 있을까? 광화문 광장 하늘 위로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연들은 떨어질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고 있었다.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바람에 띄워 올린 연처럼 올 한해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빌어본다.